[채송무기자] 2007년 당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에 대한 여야간 공방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국정원의 자체 개혁안이 언론을 통해 보도돼 정치권의 갈등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국정원의 자체 개혁안은 그동안 야권이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국내 정보 파트를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정원 자체 개혁안은 해외(1차장), 국내(2차장), 대북(3차장)으로 나뉘어 있는 현행 조직을 바꿔 1차장이 해외와 대북 업무를 총괄하고, 2차장이 맡고 있는 국내 정보를 유지하며 3차장이 과학기술차장으로 명칭을 변경해 첨단 과학기술을 통한 정보, 첩보 수집과 사이버 테러 방지 등의 업무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학기술차장은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테러방지법이 제정되면 현재 분리돼 있는 사이버 보안과 대응 체계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도 맡게 될 전망이다.
국정원 직원들의 계급 정년 연장도 포함됐다. 현재 국정원은 2급은 5년, 3급은 7년, 4급 직원은 12년으로 계급 정년이 정해져 이 기간 안에 승진이 안될 경우 퇴사하게 돼 있지만 개혁안에서는 계급별 정년을 연장해 평균 58세까지는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했다.
국정원은 이같은 안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이르면 다음주 중에 국회에도 보고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국정원의 국내 정보 파트 폐지 등 강력한 개혁안을 주장해온 민주당의 안과 크게 달라 갈등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4일 김관영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우려했던 대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음이 확인됐다"며 "국내 정치 개입을 근절하라는 것이 국민 목소리인데 국내 정보 수집 기능, 수사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계급 정년을 연장하는 안까지 포함돼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또 "자기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인식에 기초한 개혁안에 어떤 기대를 가질 수 있겠나"라며 "국정원이 정보 기관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는 제대로 된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정원 개혁은 피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고, 국회의 책무"라며 "청와대는 국민의 여론을 받아 들여, '유신의 추억'이 아닌 '민주주의와 국가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박세완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