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1990년 걸프전 당시 정밀 유도 무기에 사용된 소프트웨어(SW)의 내장 비율은 7~8%였습니다. 그러나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는 SW 비율이 68%까지 늘었습니다. 그런데도 무기 SW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습니다."
성남 판교에 있는 MDS테크놀로지 임베디스 SW 연구소에서 만난 김봉관 MDS테크놀로지 사장은 이러한 인식 수준이 국방 무기체계 SW의 국산화를 막는 걸림돌이라고 꼬집었다.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의 낮은 인식에 국산화 걸음도 더디다는 지적이었다.
국방 분야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외산 SW의 점유율이 높은 분야다.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열악한 실정이지만 업계에서는 국방 무기 SW의 국산화 비중이 1%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시스템SW인 실시간 운영체제(RTOS)의 경우는 미국 회사인 윈드리버가 거의 독점한 상태다.
김 사장은 "무기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지금은 미국 SW에 의존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대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가 속한 MDS테크놀로지(대표 이상헌)는 국내 최초로 국방용 운영체제인 '네오스(NEOS)'를 개발해 국방 무기부문 국산화 사업에 앞장 서고 있다.
그는 다른 SW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무기 SW는 특히 품질 검증이 까다롭고 진입장벽이 높다고 토로했다. SW상의 작은 문제로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미사일이 잘못된 곳으로 날아갈 수도 있어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잘 사용하고 있는 외산 SW를 국산 SW로 바꾸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2007년부터 국방 시장을 타깃으로 한 MDS테크놀로지의 경우에도 SW 품질을 증명하기 위해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안전 규격을 받는 데만 3년 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는 "그만큼 SW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테스팅이 중요하지만 국내에서는 테스팅 환경을 갖추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민간 기업들이 감당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미사일 테스트로 12회 가량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하면 그 비용을 어느 기업이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국방 SW 시장 규모가 작고 관련 업체가 영세하다보니 인재가 오지 않아 SW 품질 향상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무기 SW의 국산화는 수출이라는 국방의 산업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