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정부가 제 4 이동통신사업자에 LTE-TDD 방식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와이브로만을 고수하던 정부가 LTE-TDD도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3일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와이브로 정책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미래부는 와이브로에 한정됐던 정책에서 LTE-TDD를 포함하는 시분할(TDD) 통신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LTE-TDD는 LTE 주파수 분할 방식의 하나다. 주파수 대역을 상하향으로 나누지 않고 시간차이를 두고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하는 기술이다. 이동통신 국제표준화 단체인 3GPP가 표준화한 국제표준이다.
미래부는 현재 미할당된 와이브로 주파수(2.5㎓대역 40㎒폭)는 기술 선택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사업자가 와이브로와 LTE-TDD 중에서 기술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을 올해 말 발표예정인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에 우선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4이동통신사업자는 LTE-TDD 방식으로 사업 허가 신청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가 와이브로만을 고집했기 때문에 경쟁력있는 사업자가 참여하지 않았고 결국 사업자 선정이 계속 불발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정책 변경으로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와이브로는 계속 유지된다. 다만 와이브로 사업자가 현재 가입자 약 103만명에 대한 충분한 이용자보호대책을 마련한 뒤 주파수 일부 회수를 요청할 경우 주파수를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정부는 와이브로를 국방분야 등 특수목적용으로 활용해 틈새시장에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부 이동형 통신정책국장은 "와이브로 기술개발 덕분에서 현재 LTE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기술개발이나 산업측면에서는 큰 성과라고 본다"면서도 "와이브로 기술이 세계적으로 보편되고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도 새로운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끈한 KT "우리도 LTE-TDD 할 수 있어야 "
정부 발표에 이어 통신사 및 학계, 제조업계, 소비자단체들로 구성된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SK텔레콤 이상헌 상무, KT 이석수 상무, LG유플러스 강학주 상무,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최지우 본부장,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 서울대 김성철 교수 등이 참여했다.
KT는 토론회를 통해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동안 와이브로에 투자한 돈이 많은데 기존 사업자를 보호하지 않고 신규사업자에게만 특혜를 주는 정책이라는 불만이다.
KT 이석수 상무는 "KT는 와이브로 세계 4위 사업자다.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출혈도 굉장히 컸다"며 "이 정책은 기존 사업자를 역차별하는 정책이다. 기존 와이브로 주파수로도 LTE-TDD 방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최준호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은 "기존에 와이브로 용으로 할당받은 주파수를 LTE-TDD용으로 전환해줄 수는 없다"며 "와이브로를 위해 받아간 주파수기 때문에 법적으로 절대 LTE-TDD로 바꿔 사용하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TDD 방식으로 정책을 유연하게 바꾸려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LTE-TDD 방식 병행은 찬성하지만 기존 와이브로 서비스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 이상헌 상무는 "와이브로는 우리 입장에서 통신망 트래픽 분산시키는데다 저렴한 요금으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SK텔레콤은 와이브로 활용도를 높이고 이용자 편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LTE-TDD 허가로 제4이통 사업자가 생기면 경쟁을 통해 요금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기존 와이브로가 통신요금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철 서울대 교수는 "와이브로는 성공한 기술이다. 다만 사업적으로 때를 제대로 만나지 못해서 많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와이브로 덕분에 지금의 LTE 기술도 가능해졌다고 본다. 와이브로에 투자한 것이 우리를 미래 통신강국으로 만들고 있다"며 와이브로가 실패한 사업이 아님을 강조했다.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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