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꼬인 정국, 대통령이 해결해야" 쓴소리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이재오(사진) 의원이 11일 박근혜 대통령에 쓴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 "새 정부가 들어선지 7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언제부터인가 화해나 상생, 통합이라는 말은 사라지고 대립과 갈등이 자리잡아가는 상황이어서 심히 우려된다"며 "만약 여권의 기조가 화해와 상생을 통한 국민대통합이 아닌 대결과 갈등을 통한 분할 통치라면 이는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여야가 대치하고 싸우는 동안 나라 형편은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게 갈등과 부패"라며 "정치권이 갈등을 해결해야지 갈등의 계기를 자꾸 만들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정치권에서도 갈등 해결의 제일 큰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원하는 것"이라며 "제1야당이 천막을 쳐놓고 두 달 넘게 버텼는데 '당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지만 한계가 있지 않느냐. 자유민주주의국가 최고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 의원의 언급은 정국 경색 해소를 위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과 민주당의 영수회담 요구 수용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먼저 여당 대표와 만나 사정을 듣고 야당 대표와도 만나 사정을 듣고 갈등을 해결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렇게 해서 꼬인 정국을 적극적으로 풀 생각을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또 당 지도부를 겨냥 "갈등 해결의 두 번째 책임은 여당 지도부에 있다"며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고 우리 힘으로 못하는 것은 못 한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걸핏하면 단독국회 한다고 하는데 단독국회가 되느냐"라며 "가뜩이나 살기도 어렵고 체감경기도 형편없는데 정치라도 시원하게 추석에 '한 번 제대로 했구나' 하는 소리를 들어야지, 이 분위기로 추석을 넘기면 추석 이후 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우리도 야당 10년 해봤지 않느냐. 얼마나 됐다고 벌써 다 잊어버렸나"라며 "지금은 야당과 싸워 이긴다는 자세가 아니라 야당과 함께 간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