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밤사이 애플이 저가형인 아이폰5C와 고급형 아이폰5S를 발표한 가운데, 11일 증권가에서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저가형 아이폰5C 가격이 너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향후 애플의 전망에 대해서는 '신모델 효과가 약하다'는 시각과 '애플이 저가시장이 아니라 중국 LTE폰 시장을 노린 것'이라는 의견이 대조를 보였다.
◆"저가형 아이폰5C, 너무 비싸다"
삼성증권의 조성은 애널리스트는 "가격 외에는 스펙, 디자인, 출시시점 등이 대부분 시장 예상과 일치했지만, 아이폰5C의 가격이 가격 혁신을 기대했던 시장 기대치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399~449달러를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아이폰5C가 549달러(16GB), 649달러(32GB)였다는 것이다(무약정 기준 가격. 2년 약정시 각각 99달러, 199달러).
또 이 정도 가격은 보조금이 높은 북미, 서유럽, 한국 등에서 저가의 가격 파급력을 기대할 수 없고, 보조금이 적은 중국이나 신흥시장에서는 500달러 이상의 가격대는 비아이폰 사용자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어 "부진한 글로벌 기술주 섹터의 환기를 위해서는 애플발 신모델 혁신이 필요했지만 이번 아이폰 신모델 공개로 그런 효과를 기대하긴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아이폰 공급 체인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하나, 4분기에 아이폰 실수요 파괴력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반면에 물량과 수익성의 딜레마를 보여준 아이폰5C의 애매한 가격 전략은 하이엔드 스마트폰 가격 질서를 파괴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안드로이드 진영에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애플 부품주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에 대한 보유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안드로이드 진영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KB투자증권의 이순학 애널리스트도 "아이폰5C의 가격이 생각보다 높고, 아이폰5S가 하이엔드 제품으로서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번 애플의 신제품 발표는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날 미국에서 애플 주가 역시 2.28% 하락 마감한 것도 이를 반영한다는 것. 그는 "단기적으로 국내 관련주 역시 약세가 예상된다"며, "아이폰의 판매현황을 체크하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애플, 저가폰시장보다 中 LTE폰 시장 노렸을 것"
한편,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5C 가격 면에서는 아쉬움을 표시했지만 애플의 노림수는 저가시장이 아니라 중국LTE폰 시장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단 아이폰5C의 장점에 대해서는 "중국이 1차 출시국에 처음 포함됐고, 속도, 지문인식센서, 두께 외에는 고급사양인 아이폰5S와 스펙이 동일해 저가폰 스펙치고 훌륭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가격이 아이폰5S와 100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애플의 노림수와 관련해서는 "애플이 아이폰5C를 통해 저가 스마트폰이 아닌 중국 LTE폰 시장을 노리는 것"이라고 봤다. 자신감인지 고집인지는 몰라도, 애플의 DNA를 고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신제품 출시는 바닥까지 떨어졌던 중국시장의 애플 점유율을 빠르게 반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초로 진입한 중국 1위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공급 효과와 중국 LTE폰 시장의 경쟁자가 삼성전자, 화웨이, ZTE 정도에 불과해 경쟁자도 적은 만큼 연말까지는 중국시장 점유율을 15%까지 상승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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