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민주당 김한길(사진) 대표에 단단히 뿔이 났다.
김 대표가 '새누리당의 뿌리는 독재정권' 발언에 이어 나치 만행에 대해 사죄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사례를 언급하며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서자 "막말 본색" "막 나가자는 거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귀태(鬼胎)' 등 대통령 비하 발언을 하더니 이제는 제1야당 대표가 '나치'를 끌어들여 대통령을 공격하는 막말본색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변인은 "아직 사법부의 판단도 내려지지 않은, 그리고 대통령과 무관한 국정원 댓글 사건을 나치 만행과 비교하는 것은 비약이 지나쳐도 한참 지나치다"며 "김 대표가 천막당사에서의 오랜 노숙생활로 판단이 흐려진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김 대표가 지금 할 일은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무분별한 야권연대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과 같은 종북주의자들을 국회에 진출시킨 원죄에 대해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고 이 의원 제명안에 적극 동참하는 것과 그동안 제1야당으로서 책임을 망각하고 국정을 팽개치고 몽니를 부린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드리고 무조건 국회로 들어오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있을 수 없는 언행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막가자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김근식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명분없는 장외집회를 한 달여 끌어오면서 심신이 지친 민주당의 처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그렇다고 제1야당 장수께서 상황 판단을 못 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다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 대표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황우여 대표는 "새누리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투쟁의 몸부림을 용공 색깔론이라 몰아붙이며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을 늘어놓고 있는 역색깔론을 경계하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길로 꿋꿋하게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 대표의 발언을 '의회민주주의를 해치는 역색깔론'으로 규정하고 비판의 날을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황 대표는 민주당이 지난해 4.11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과 연대했던 사실을 겨냥,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세력과 무분별하게 연대해 자유민주주의에 기생해 온 종북 세력의 숙주 노릇을 하지는 않았는지, 지금도 이들을 비호하는 것은 아닌지 정치권은 반성하면서 이러한 요소들을 말끔히 정화시켜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들이 왜 민주당에 등을 돌렸는지 아직 깨닫지 못한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야권연대 원죄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대한민국 부정 세력과 진정한 단절의 의지가 있다면 국회로 들어와 '이석기 제명안' 처리에 적극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자신들의 장외투쟁이 지지를 받지 못하자 민주묘지까지 정치무대로 삼고 여당과 대통령을 비난하고 민주 대 반민주로 편 가르기 하려는 모습은 실망하다 못해 처량하기까지 하다"며 "민주당은 뿌리논쟁 이전에 야권연대를 통해 종북 세력을 국회에 입성케 한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과 한국정당정치' 학술회의 축사에서 "민주당이 김구, 신익희, 김대중, 노무현의 맥을 잇고 있다면, 새누리당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의 맥을 잇고 있다"며 여당에 대해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박세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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