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한국 경제가 일본식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저물가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는 1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일본식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 점검' 리포트를 내놨다.
이 연구소의 김영준 연구위원은 "지난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에 그치는 등 1%대의 저물가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이 지난 1990년대에 1%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다가 결국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진입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분기 현재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 하락, 민간신용 및 통화량 증가율 둔화와 원화가치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범위인 2.5~3.5%를 밑도는 저물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성장 고착화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총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중국의 성장둔화와 미국의 출구전략, 달러화 강세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를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 경제가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에 비해 자산버블 규모가 작으며 경제주체의 기대심리도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통화 및 재정정책의 여력이 높아 정책당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일본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총수요 압력 둔화로 인한 저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응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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