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 13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김씨(32세). 야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제 저녁 아이 분유를 깜빡하고 주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퇴근 길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마트에 가자니 피곤하고, 집에 가서 온라인 쇼핑을 하자니 또 잊어버릴 것 같은 마음에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그 길로 김씨는 다 떨어져가는 분유는 물론, 아이 기저귀도 모바일 쇼핑을 통해 주문했다.
바쁜 현대인들 사이에서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모바일 쇼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 꼼꼼히 만져보지 않아도 되는 일용품은 스마트폰으로 단방에 주문하는 모바일 쇼핑으로 처리한다. 모바일 쇼핑은 인터넷 쇼핑을 능가할 기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 트래픽과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쇼핑'의 주도권도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디지털미디어 및 마케팅 솔루션 전문기업 DMC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PC가 온라인 쇼핑의 85.2%를 차지해 여전히 가장 많이 활용하는 미디어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PC를 통한 쇼핑은 전년 대비 30.5% 증가에 그친데 비해 스마트폰은 89%나 증가한 것. 태블릿PC도 6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모바일 이용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년보다 10% 증가한 62.6%를 기록했다.
모바일 쇼핑 매출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올해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한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아이폰이 출시됐던 2008년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2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새 무려 2천배나 증가한 수치다.
국내 유력 온라인쇼핑몰 11번가의 매출구조를 살펴보더라도 모바일 쇼핑이 일상 깊숙이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1월~4월 사이 모바일 쇼핑에서 구매율이 높은 상품 1위는 기저귀·분유·이유식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구매해도 똑같은 상품인데다, 컴퓨터를 사용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꼭 필요한 생필품 구매가 모바일 쇼핑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모바일 쇼핑 이용고객의 50%는 25세에서 34세가 차지하며, PC를 통한 인터넷 쇼핑에 비해 34세 이하 젊은층과 여성 고객의 이용이 20%가량 많아 여성의류·스킨케어·메이크업 등 여성 소비 중심의 카테고리 매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가구·수납가구·학생가구 등 반드시 만져보고 상태를 따져봐야 하는 리빙·가구조차도 모바일 쇼핑 구매가 늘어나고 있어 모바일 쇼핑의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쇼핑 시장이 가지는 잠재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존 쇼핑전문 업체 뿐만 아니라 통신사들도 앱스토어나 전문쇼핑몰을 선보이며 모바일 쇼핑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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