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프리미엄 TV로 손꼽히는 OLED TV와 UHD TV 가격을 확 낮췄다. 삼성전자는 기존 커브드 OLED TV 가격을 34% 인하했고, LG전자는 보급형 UHD TV에서 일부 기능을 제외한 기본형 모델을 추가로 출시했다.
삼성과 LG 모두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줄여 시장 대중화를 도모하다는 계획이지만, 차세대 TV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양사의 미묘한 신경전도 엿보인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지난 11일 자사 커브드(곡면) OLED TV 가격을 990만원으로 대폭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하폭은 기존가격의 34% 수준으로 금액으로는 무려 510만원이 내려갔다. 이미 1천500만원의 가격에 삼성 OLED TV를 구매한 고객들도 차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월말 평면형 제품을 건너뛰고 커브드 OLED TV를 1천500만원의 가격에 국내 출시했다. 한발 먼저 같은 제품을 내놨던 LG전자의 곡면형 OLED TV와 가격 수준이 동일했다.
그러나 이번 가격 재조정으로 삼성 제품은 가격 경쟁력면에서 더 앞서 나가게 됐다. 1천500만원의 LG 곡면형 OLED TV는 물론 1천100만원에 판매되는 LG 평면 OLED TV보다도 100만원 이상 저렴해진 셈.
같은 날 LG전자도 UHD TV 가격을 낮췄다. 앞서 선보인 65/55형 UHD TV와 같은 크기지만 일부 기능을 빼고 가격대를 200여만원 가량 낮춘 기본형 UHD TV를 선보인 것.
보급형 65형 UHD TV는 기존 대비 200만원 싸진 890만원에, 55형 UHD TV는 150만원 저렴한 590만원에 판매된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기본형 UHD TV는 삼성전자의 UHD TV 라인업 수준까지 가격대가 비슷해졌다. 앞서 LG전자는 기존 UHD TV 가격을 삼성전자보다 높게 책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65형 UHD TV는 890만원, 55형 UHD TV는 640만원선. 이번 LG 기본형 UHD TV와 비교하면 65형은 가격이 같고 55형은 50만원 정도 비싸다.
◆OLED·UHD TV 시장 확대?…경쟁사 정조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에 OLED TV 및 UHD TV 값을 내린 공식적인 이유는 차세대 TV 시장 확대다. 두 제품이 선명한 화질과 차별화된 디자인 등으로 소비자 선호는 높지만 기존 LED TV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를 결정하기 어려웠다는 것.
경쟁사보다 먼저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점하려는 목적도 있다. 삼성이 커브드 OLED TV 가격을 LG 평면 OLED TV보다도 10만원 더 싸게 책정한 점, LG가 기본형 UHD TV 가격을 삼성 UHD TV와 비슷하게 가져간 점 등에서도 양사의 치열한 가격 경쟁 의지가 드러난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부사장은 "업계 1위로서 OLED TV의 대중화를 앞당겨 차세대 TV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큰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TV사업부장 이인규 상무는 "초고화질 콘텐츠 시대에 소외되는 소비자가 없도록 대형, 프리미엄형, 기본형으로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했다"며 "초고화질 콘텐츠를 그대로 재생해주는 진정한 UHD TV로 초고화질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이번 정책은 차세대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 완화를 주문한 산업부의 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 앞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OLED, UHD 패널을 공급하는 부품사 대표들이 있는 자리에서 OLED TV 가격과 관련 "소비자들도 지금 가격의 3분의 1은 돼야 사지 않겠냐"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애초부터 제품을 싸게 팔 수도 있지 않았냐는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처음 가격이 너무 부풀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의 가격 인하가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TV용 대형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품질 개선 및 수율 개선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져 제품값을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경우 현재 판매 중인 프리미엄 모델에서 무빙스피커, 카메라 등을 제외해 가격 부담을 줄였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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