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영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미 지난해 9월 과징금 조치를 내린 사안으로 이마트 대표를 검찰에 고발키로 해 그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공정위는 25일 신세계그룹이, 총수 일가가 소유한 회사인 신세계SVN을 부당 지원한 행위와 관련해 허인철 이마트 대표를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신세계 기업집단 계열회사의 부당지원 행위와 관련 고발요청 건'에 대해 전원회의를 열고 의결한 것이다.
공정위는 허인철 대표 이외에 신세계 임원 2명도 함께 고발하기로 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지난해 9월 이 사안에 대해 이미 과징금 부과 조치를 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과징금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5월 27일 검찰이 관련 법인 2곳과 자연인 3명을 고발해 달라고 고발전속권을 가지고 있는 공정위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쪽에서는 이 사안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공정위의 고발에 따라 앞으로 이 사건을 조사할 곳은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다.
신세계그룹은 특히 이 사건 외에도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진행될 예정이어서 검찰의 칼끝이 그룹 오너를 향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신세계그룹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핵심 유통 채널인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통해 신세계SVN 등 오너 일가의 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경쟁사와 비교해 오너 일가 기업에 판매수수료를 현격하게 깎아줬다는 것이 특혜의 주요 내용이다.
특혜를 받은 업체는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조선호텔 델리음식점인 '베키아에누보', 이마트에 입점한 신세계SVN 베이커리 브랜드 '데이앤데이'와 피자 브랜드인 '슈퍼슈프림피자' 등이다.
조선호텔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위 사진)이 상무로 재직했던 곳이다. 또 신세계SVN은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지분 40%를 보유하던 회사인데, 지난해 '재벌의 빵집 진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신 부사장이 지분을 모두 뺀 바 있다.
허인철 이마트 대표는 당시 신세계그룹 경영지원실에 소속돼 있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향후 검찰이 (오너 일가에 대한 부당한 내부지원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하게 되면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 9월 신세계,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에 과징금 40억원을 부과했었다.
유주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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