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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77% "성장동력 찾아 해외로"


"1개사당 평균 15개국 진출·현지 경쟁력은 미흡"

[정기수기자] 중견기업 10곳중 8곳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지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중견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해외진출실태 및 애로사항'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출이나 현지법인 운영 등을 통해 해외시장진출에 나서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76.8%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해외시장 진출방안으로는 '수출과 현지법인 운영을 병행한다'는 응답이 49.1%였고, '현지법인 운영없이 수출활동만 수행한다'거나 '수출없이 현지 생산-판매 중'이라는 답변은 각각 40.9%, 10.0%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중소제조업체의 수출업체 비중이 19.9%임을 감안할때 중견제조업체의 국제화비율이 중소기업보다 4배가량 높은 실정"이라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국제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중견기업들은 평균 15.2개국에 진출하고 있었으며 주요 진출지역은 '중국·인도 등 신흥국'(50.8%), '미국·일본 등 선진국'(40.9%),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8.3%)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시장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라는 응답이 35.2%였고 '25% 이상 50% 미만' 27.9%, '10% 미만' 21.3%, '10% 이상 25% 미만' 15.6%로 집계됐다.

향후 해외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강화하겠다'(72.7%)는 답변이 대다수였고, 진출대상지역으로는 '중국·인도 등 신흥국'(56.9%)이라는 응답이 '미국·일본 등 선진국'(35.8%)을 앞질렀다.

활발한 해외진출 실정에 비해 중견기업의 현지경쟁력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현지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경쟁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33.9%가 '동종업종 내 1~3위'라고 답했고, 과반이 넘는 66.1%는 '3위권 밖'이라고 응답했다.

대한상의는 "중견기업은 소비재보다 부품·소재 등 중간재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부품소재는 틈새시장이 많고 선두 기업에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3위권 밖의 경쟁력을 갖고서는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시장에서 가장 위협적인 경쟁상대로는 과반수가 '미국·일본 등 선진국기업'(52.8%)를 꼽았지만 '한국기업'을 꼽은 기업도 24.3%에 달해 해외시장에서도 국내기업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등 신흥국기업'이라는 응답은 22.6%였다.

해외진출시 애로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환율변동 등 대외거래의 불확실성'(72.4%)을 꼽았고 이어 '현지국가의 각종 규제'(56.8%), '정보·노하우·현지네트워크 부족'( 51.5%), '전문인력 및 자금부족'(32.9%)을 차례로 지적했다.

해외진출과 관련한 각종 애로에도 불구하고 정부지원제도의 활용도는 낮았다.

정부의 해외진출 지원제도를 이용한 적이 있는지를 묻자 대다수의 기업이 '이용한 적 없다'(68.1%)고 답했다. 이유로는 '지원제도를 잘 몰라서'(45.9%), '지원제도의 실효성 부족'(38.5%), '까다로운 지원요건과 복잡한 절차'(12.2%)를 지적했다.

지원제도를 이용한 기업들에게 가장 도움이 됐던 지원책으로는 '해외전시회, 시장개척단 등 해외마케팅 지원'(49.0%)을 첫 손에 꼽았고 '수출금융이나 보증·보험 등 지원'(19.8%), '유망진출지역·바이어알선 등 정보제공'(16.6%), '현지법인 설립·수출인큐베이터 등 정착지원'(9.4%) 등이 뒤를 이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좁은 내수시장에 안주하면 경쟁력도 성장도 퇴행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은 히든 챔피언을 목표로 바깥의 거대시장으로 진출하고, 정부는 중견기업의 해외진출과 기술개발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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