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애플이 대만 TSMC와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칩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삼성도 내년까지는 부품 주공급자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현지 시간) 애플이 마침내 대만 TSMC와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지난 2010년부터 부품 공급 협상을 진행한 지 3년 여 만에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이에 앞서 대만 디지타임스도 TSMC와 자회사 글로벌유니칩이 앞으로 3년간 애플에 차세대 A시리즈 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3년 여 협상 끝에 성사…TSMC가 애플 조건 수용"
이번 계약이 성사된 건 TSMC가 애플이 요구하는 속도와 배터리 사용 기준을 충족하기로 약속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 칩은 20나노 기술을 사용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크기와 전력 소모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월스트저널이 전했다. 애플은 맥북 에어에는 인텔 하스웰 칩을 탑재해 배터리 수명을 대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TSMC 칩을 구매하기로 한 것은 애플에겐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삼성을 주공급자로 남겨둔 것 역시 애플의 고민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그 동안 경쟁사인 삼성 부품 의존을 탈피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왔다. 삼성과의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공급 계약은 종료했으며, 아이패드 디스플레이 구매 물량도 줄여 왔다.
플래시 메모리 역시 삼성 이외 다른 업체들로부터 구매하는 물량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애플, 삼성 의존탈피 대안 신통찮아서 고민"
애플 입장에선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 경쟁자인 삼성 부품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에 TSMC와 아이폰, 아이패드용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여전히 삼성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여전히 삼성 제품이다. 일부 아이패드 신형 제품들은 여전히 삼성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TSMC와 계약하면서도 내년까지는 삼성을 주공급자로 남겨둔 것 역시 애플의 고민을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마이클 마크스 샌디스크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애플의 부품 선택권은 좋지 않다"면서 "그 때문에 삼성으로부터 계속 구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스 회장은 현재 스탠퍼드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공급망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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