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네이버의 영향력이 PC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을 기회의 땅이라 여겼던 다른 포털사나 벤처기업들은 이 같은 양상에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PC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검색,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모바일에서도 PC와 같이 검색 점유율이 70%를 돌파했다. 스마트폰 첫화면에 콘텐츠를 유통해 플랫폼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에서도 네이버의 독주태세가 형성되자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선 웹 시장에서 퍼스트무버(시장선도자)보다 패스트팔로워(빠른 추격자)에 가까웠던 네이버의 전략이 모바일에서도 통한다면 벤처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네이버의 모바일 시장 검색 점유율은 76.5%, 다음이 14.11%, 구글이 8.98%다. 네이버는 2011년도 모바일 검색 시장 점유율이 50%정도였는데 지난해 초부터 70%선을 돌파한 것. PC와 유사한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스마트폰이 처음 도입되던 시기엔 모바일에서 자체 OS(운영체제)를 탑재한 구글 등에 주춤한 모양새였지지만 이내 이를 극복했다"며 "이용자들이 PC에서 네이버를 이용한 경험치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모바일에서도 네이버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 같이 확대된 영향력으로 PC시장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광고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플랫폼의 힘이 커지는 만큼 외부 콘텐츠나 자체 콘텐츠를 유통하는 데도 힘을 실을 수 있다.
◆"모바일서도 네이버식 생태계 구축될까 우려"
지난 14일 출시된 '도돌커버'는 네이버가 자체 콘텐츠 뿐만 아니라 외부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영향력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도돌커버' 앱을 설치하면 잠금화면에서 뉴스, 웹툰, 패션정보 등을 볼 수 있다.
NHN 관계자는 "'도돌커버'에는 기존 네이버 앱에서 볼 수 없었던 콘텐츠를 제공하는게 목표"라며 "'도돌커버'에서 현재 볼 수 있는 웹툰 같은 경우에 기존 네이버에서 가져온 콘텐츠지만 차츰 외부 콘텐츠와 제휴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이 같은 전략에 벤처 기업들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유사한 서비스라면 자본과 마케팅 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일례로 NBT파트너스, 앱디스코 등 벤처기업들이 잠금화면에 광고를 싣는 서비스를 이미 선보였다. NBT파트너스의 '캐시슬라이드'는 잠금화면을 미디어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언론사와 제휴해 잠금화면에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수근 NBT파트너스 대표는 "(도돌커버가)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잠금화면은 매력적인 영역인 만큼 캐시슬라이드에 독창적인 콘텐츠를 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캠프모바일 출범 당시부터 우려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며 "다양한 기업들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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