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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래 "남양 특별법, 대리점주에 손해될 수도"


"정상적 기업활동 옥죄지 않을 것"…"신규순환출자는 금지돼야"

[정기수기자] 노대래(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이른바 '남양유업 특별법'에 대해 "갑을 관계 문제는 개선돼야 할 불공정 관행"이라면서도 "현 단계에서는 별도의 입법보다는 법위반 행위를 효과적으로 적발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작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서울 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해 "대리점 제도는 유통체계의 핵심으로서 업종별, 거래행태별로 문제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어떤 행위가 금지돼야 하는지 제대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만 강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특히 "대리점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하고 비용을 전가시킬 경우 다른 유통채널로 전환될 수 있다"며 "오히려 대리점주에게 손해가 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갑과 을은 동전의 양면처럼 공동운명체라고 본다"며 "을을 지키고 보호할 필요는 있지만 을이 갑에 강하게 의존·종속돼 있는 상황이므로 갑과 을을 균형 있게 살펴보며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 위원장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수직계열화 금지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기업 집단의 부당 내부거래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 근절을 위해 정상적인 계열사 간 거래까지 규제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며 "수직계열화나 효율성을 위한 투자 등 지금까지 해오던 정상적인 내부거래는 이를 막을 이유도 방법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 수직계열화가 금지된다는 오해가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 규제는 기득권을 활용한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총수일가 개인에 대한 지원, 사업 기회 유용 등 세 가지의 대표적인 특혜성 거래 위주에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옥죄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 많이 발의돼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투자를 못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공정거래 관련 사항은 현실에서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절된 속도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위원장은 또 재계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반대 입장에 대해서는 "최근 재계 등 일부에서는 국부유출 등을 이유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 주장은 설득력이 적다"고 일축했다.

그는 "신규 순환출자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부실을 다른 계열사에 전이시키며 총수의 지배력을 확장하는 등 대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의 악화를 초래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재계 일각에서는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되면 국내 대기업들이 대형 M&A(인수합병)에 참여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외국기업이 한국 기업을 인수해 국부가 유출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노 위원장은 "현재 우리 기업들은 M&A에 필요한 자금을 자기자본, 증자, 차입 등의 방법으로 조달해 오고 있다"며 "과거 대형 M&A 사례를 보더라도 순환출자를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규 순환출자 금지가 적대적 M&A 방어를 어렵게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근거가 희박하다"며 "현재 대기업집단의 평균 내부지분율은 개별 집단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 55% 수준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적대적 M&A에 노출될 위험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그러면서 "문제발생 소지 차단을 위해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조속히 입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순환출자의 강제적인 해소는 투자위축 등 현실적인 제약이 뒤따르기 때문에 점진적이고 자발적인 해소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당 단가인하와 관련해서는 "올해 안에 어떤 단가인하 행위가 부당한지 여부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 기준을 가이드라인에 담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공정위는 앞으로 법을 위반한 법인뿐만 아니라 법위반에 개입한 개인도 고발하고 과징금도 대폭 상향하는 등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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