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원전 3기 가동 중단 사태로 올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우려되면서 '전기 먹는 하마'로 지목되고 있는 산업계가 말 그대로 '절전과의 전쟁'을 치를 태세다.
실제 5일 한때 전력 경보 '관심'이 발동되는 등 6월 때이른 여름에 최근에만 네차례 전력경보가 발동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
더욱이 정부가 8월부터 대기업과 같은 전력다소비업체에 대한 절전규제를 시행키로 하면서 반도체 등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해야 하는 산업계에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여름 전력난에 대비, 절전규제 등을 대폭 강화키로 하면서 주요 제조업체들이 비상대책 마련 등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전력수급 대책은 전력 다소비업체에 대한 절전규제 및 선택형 최대피크 요금제를 확대시행하는 게 골자.
이에 따라 계약전력 5000kW 이상 전력다소비업체들은 오는 8월 5일부터 30일까지 4주, 하루 4시간(오전 10~11시, 오후 2~5시) 사용량을 3~15%까지 감축해야 한다. 지난해 동계 절전규제 당시 2시간, 최대 10%에서 폭이 커졌다.
대상이 되는 전력다소비업체는 총 2천836호로 철강, 반도체, 정유 등 대부분 기업의 공장이 포함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7~8월 중 피크일과 피크시간대는 전기요금을 할증하고 이외는 할인해주는 선택형피크요금제도 계약전력 3천㎾ 미만에서 5천㎾ 미만으로 확대 시행키로 했다.
이처럼 절전규제가 강화되면 반도체 등 24시간 가동체제의 생산라인을 보유한 곳은 사용량 감축 등에 따른 생산차질 등도 우려된다. 산업계가 정부 대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안에 맞춰 대책마련에 착수한 상태"라며 "다만 강도높은 절전규제로 생산량 감소 등 산업활동 여파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현황을 고려한 감축량 등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절전만이 방법 …산업계 '절전생활화'
그러나 산업계는 정부 대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로 규제 시행에 앞서도 전사차원에서 절전운동 등을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가 전력수급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 지난해에 그룹차원에서 벌인 절전캠페인을 올해도 지속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개인용 냉난방기 사용을 자제하고, 냉난방효과를 위해 출입문 확인은 물론 엘리베이터 같이타기, 절전모드 및 불필요한 전력사용 자제 등 생활화속의 절전운동을 실천하겠다는 것.
삼성은 지난해 절전을 위해 그룹차원에서 임직원'3S (Smart Summer Save) 운동'을 펼쳤다. 이를 통해 생산현장 전력사용량을 5%까지, 사무실과 가정은 각각 10%와 15% 까지 자발적으로 줄이는데 노력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여름 전력수급을 위한 정부 대책에 맞춰 구체적인 세부안을 마련 중에 있다"며 "이에 앞서도 지난해 전사적으로 진행해온 절전운동 역시 올해도 지속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올해 하절기 전력난을 방지하기 위해 에너지 저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을 고심 중에 있다.
우선 하절기에 CTO 산하 환경전략실이 주관하고 각 사업장이 참여하는 '전사 에너지 태스크'를 가동, 에너지 절감 활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관심/주의/경계/정전의 단계별 대응체제 마련 ▲에너지 낭비요소 수시점검 ▲ 사무실 실내온도 제한 ▲에너지절약 캠페인 사내방송 등도 적극 실시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전력 위기상황에 맞춰 일일 피크전력 관리, 에너지절약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만일의 사태를 대비, 생산 차질 최소화를 위한 대응 시나리오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에도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는 하절기, 동절기에 '전사 에너지 절약 태스크'를 가동한 바 있다.
또 '저탄소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내외 출장 대신 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길 활용, PC절전모드 사용, 점심시간 소등, 식사 잔반 줄이기 운동 등 생활 속 노력을 통한 에너지 저감 활동을 적극 시행해왔다.
SK하이닉스는 최근 SK가 그룹차원에서 에너지 절감 50대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자체적으로도 여름철 전력소비 감축을 위해 한전 예비율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단계별 대응 시나리오를 구축, 운영한다.
또 인트라넷, 방송 등을 활용한 사내 전력 절감 홍보활동은 물론 사업장 내 순찰을 통해 에너지 사용 현황을 감시하는 '에너지 암행어사 제도'도 운영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평소에도 실내 적정온도 설정, 승강기 가동대수 조절과 조도 최소 운영 등 필수 생산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물의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올 여름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 전력소비 감축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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