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를 골자로 하는 법안이 전날 발의된 가운데, 관련 기업인 한국전자인증과 인포바인의 주가가 24일 급락 마감했다. 각각 12.02%, 14.47% 추락했다.
이 기업들은 공인인증서 관련 서비스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관련법이 시행되면 매출에 악영향이 클 것이란 걱정을 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사자인 한국전자인증과 인포바인은 이 법이 시행되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전날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의 법적 근거가 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21조 제3항을 개정해 다양한 보안 및 인증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국전자인증 "법인 매출이 대부분···공인인증서 대체 기술 보유"
한국전자인증은 지난해 매출의 57.56%가 공인인증서비스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번에 발의한 법이 통과돼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주요 고객층인 일반법인들이 떠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공인 인증서 의무제가 폐지된다해도 대안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전자인증 관계자는 "공인인증서비스 매출의 대부분이 금융권 외의 법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은행 등 금융권에서 발생한 순매출 비중은 5.4%로 미미하며 나머지는 공공기관과 금융권 외의 일반법인에서 매출이 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법인들은 공인인증서를 전자입찰, 전자계약 등에 사용하는데 이 부분은 법인이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법인의 선택을 두고 봐야겠지만 공인인증서 외의 다른 인증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도 시스템을 바꾸려면 돈이 들어가는데 다른 인증서를 채택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자인증 측은 공인인증서 대체 솔루션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서버인증서'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30%가 발생했다.
◆인포바인 "다른 공인인증서? 전자파일 형태면 서비스 가능"
휴대폰인증서 보관서비스 업체인 인포바인도 이번 사안을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발급된 공인인증서를 암호화해 휴대폰에 보관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해 매출의 92.16%를 휴대폰인증서 보관서비스에서 올렸다.
인포바인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외의 다른 공인인증서가 상용화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한 상용화가 된다 하더라도 전자파일 형태면 인포바인의 기술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10년 6월에 이미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를 골자로 하는 하위 법률이 생겼고, 지금은 그것의 상위 법률이 발의된 것"이라며 "이미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법이 생긴 지 3년이 지났지만 관련 기관에서 쓸만한 다른 인증서를 못 내놨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인증서가 시장에서 사용돼도 그것이 전자파일 형태면 인포바인의 암호화 기술로 휴대폰인증서 보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지금도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인증서도 보관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도 "대안 없어 시장 없어지지 않을 것"
전문가의 의견도 크게 비관적이지 않다.
이병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심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공인인증서 시장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주가에 대해서는 "이날 폭락해 이미 반영이 됐고 하루, 이틀 더 밀릴 수도 있다"며 "그동안 성장 기대감에 두 회사 주가가 뛰었는데 앞으로 횡보 장세로 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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