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독점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김상헌 NHN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미래포럼에서 네이버가 시장 질서를 해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상헌 대표는"독점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며 "독점 그 자체가 아니라 독점에 기인한 독점화가 나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시장 질서를 해치지 않고 있다는 것.
공정위가 NHN의 독점화에 따른 불공정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상헌 대표는 독점에 따른 불공정거래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사실상 공정위의 조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인 셈이다.
NHN은 현재 네이버가 독점 구조로 부당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 NHN의 자회사 NHN비즈니스플랫폼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정부는 시장 점유율 50%가 넘으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요금 인가제 등 각종 규제 장치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기간통신사업자인 이통통신사 SK텔레콤이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포털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포함시키는 연구 용역을 맡긴 바 있다. 그러나 아직 NHN과 같은 포털사는 부가통신사업자로 경쟁상황 평가에 포함돼 있지 않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수 없다. 때문에 이번 공정위 조사는 검색 시장 점유율 70%를 넘는 네이버를 보유한 NHN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기 위한 정부의 사전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상헌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정, 부동산 서비스, 검색광고, 무료 콘텐츠 등에 대해서 네이버는 정보 유통 플랫폼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김 대표는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부가통신사업은 정부가 허가한 네트워크 망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기간통신사업과 구분되는 것"이라며 "부가통신사업은 인프라를 제공받고 거기에 비용을 내는, 허가가 필요치 않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서비스와 관련, 김 대표는 "2009년도에 정치권에서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의 매물 80%가 허위정보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후 허위매물을 없애기 위해 직접 매물을 확인했고 지금은 허위매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검색광고 때문에 '광고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 막강한 점유율을 이용해 CPC(클릭당단가)를 올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반박했다. 현재 네이버에 '꽃배달'을 치면 15개 꽃배달 업체의 광고가 뜬다.
김상헌 대표는 "CPC 가격은 광고주들의 입찰로 정해지는 것"이라며 "누가 손을 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또 그는 "검색광고는 온라인상 가게를 열어둔 것과 같다"며 "정책을 바꿔서 광고 15개가 나열되던 광고를 5개로 줄이면 가게 올 사람을 막아두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공짜' 콘텐츠를 제공해 콘텐츠 유통 생태계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에 관해서도 저작자에게 수익을 돌려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상헌 대표는 "웹툰, 웹소설 등은 독자들이 무료로 콘텐 즐기고 있을 뿐"이라며 "저작자에게 광고 수입 등으로 수익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정소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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