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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창조경제 합창'…더 확산되나?


삼성 강력 지원책에 일부 기업선 부담 느껴

[정기수기자]삼성 LG 현대차 SK 등 4대 그룹이 재계 맏형들답게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전후해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주도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같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삼성은 특히 창조경제와 관련해 맞춤형 지원책을 시리즈로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방미 기간 때 이건희 회장의 창조경제 지지 발언 후 그룹이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 이 회장 발언 후 창조경제 지원책 쏟아내

이 회장은 박 대통령과 방미 경제사절단의 조찬간담회에서 “창조경제는 앞으로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이라며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삼성은 이에 맞춰 대통령이 귀국한 뒤 지난 13일에 기초과학, 소재기술, ICT 융합과제 등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 분야에서 한국의 수준을 결정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하고 매년 1천500억원씩 10년간 1조5천억원을 투입키로 한 것이다. 재단은 아이디어를 보유한 개별 연구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한다. 특히 개발자가 지적재산권을 소유케 함으로써 연구 의지와 욕구를 불태우게 할 계획이다.

15일에는 소프트웨어(SW) 발전을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앞으로 5년간 1천700억원을 투입해 5만명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매년 2천명씩 1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게 골자다. SW는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가 향후 나아갈 대안으로 삼고 있는 바이고 이 또한 창조경제의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은 또 동반성장과 관련한 지원대책을 곧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4대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투자 계획 발표

LG도 구본무 회장이 미국 방문 중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창조경제의 중요성과 함께 이를 위한 LG 그룹의 연구개발(R&D) 강화 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구본무 회장은 "기업의 미래를 위해 무엇보다 인재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며 예전부터 CEO들에게도 우수 이공계 사람을 많이 뽑으라 독려해왔다"며 "외국 인재들이 한국에 들어와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외국기업과 손색없는 연구실을 갖추는데 앞장 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LG는 아직 창조경제와 관련해 별도의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다. LG는 그러나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올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으며 그 규모는 LG 그룹 사상 최대라는 것이 관계자 설명이다.

LG 그룹 관계자는 "창조경제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투자 계획을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그룹 회장이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게 인재 육성과 기술발전을 위한 연구개발인 만큼, 올 투자 금액의 상당액이 연구개발(R&D)에 쓰일 것이고 이는 창조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이의 일환으로 오는 2020년까지 총 2조4천억원을 투자, 서울 마곡산업단지 13만3,591m2(약 4만평)에 전자∙화학사업의 융복합 시너지 연구를 중점 수행할 대규모 R&D단지 '마곡 LG 사이언스파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추가 부지 매입에 나서는 등 관련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도곡동과 가산동에도 별도의 R&D 센터를 추가 설립함으로써 이른바 '서울 R&D 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미래형 자동차 개발로 창조경제 기여

현대차는 창조경제에 기여할 방법으로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꼽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인재육성, 친환경차량 기술 확대 등을 언급하면서 "자동차산업의 창조경제 실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확대에 나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올해 투자액 중 40%가량인 7조원을 미래차 및 고효율 신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 배터리 및 제어기술 개발 등에 투자키로 했다. 또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전체 판매량의 10%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2017년까지 500개 기업의 창업을 돕고 2천500개의 새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을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H-온드림 오디션' 등을 확대 운영하는 방식이다.

◆SK, 창조경제 핵심인 ICT 융합에 집중 투자

SK그룹은 창조경제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융합'에 집중한다. 기존 정보통신기술(ICT)에 첨단산업을 결합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최근 ICT융합사업에 3년간 1조2천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또 만 45세 이상 중년층인 베이비붐 세대에 초점을 맞춰 창업을 지원하기로 하고 올해 300억원을 투입한다. 전통시장에 ICT를 접목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동반성장 펀드도 1천600억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SK는 여기에 창조경제를 응원하는 TV광고도 제작, 새정부의 창조경제에 화답하고 있다. 창조경제 광고는 SK이노베이션에서 시리즈로 만들어 TV와 신문을 통해 내보낼 예정이며 '미래'와 '창조''혁신'등이 핵심 키워드다. 이미 1편은 방영 중이며 이달 중 2, 3편과 신문광고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방미 경제사절단 성과 브리핑에서 창조경제 관련 사업과 관련, "삼성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재단을 설립하는 것처럼 다른 기업들도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서히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전경련은 특히 지난달 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창조인재 육성 ▲산업간 융복합 ▲지능형 자동차 등 미래기술 선점을 통한 산업 내 고도화 ▲자동차 개조업 등 신산업 창출 등을 골자로 한6대 분야, 15개 세부과제를 확정한 상태다. 후속으로 구체적인 산업 고부가가치화, 신산업 육성 방안 등을 마련,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어서 민간 중심의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관련 프로젝트 등이 본격 확산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투자 강요 분위기에 부담 느끼는 기업도 있어

다만 이런 움직임이 재계 전체로 확산될 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경제민주화 이슈로 투자나 신사업 발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기업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부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창조경제에 동참하기 위한 투자액 마련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A그룹 관계자는 "삼성이 크게 질러놔서 뭔가를 꺼내놔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다"면서도 "창조경제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잘못 카드를 꺼내들었다가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을 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대규모 투자가 포함된 계획이 새로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30대 그룹 사장단은 앞서 지난달 4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진 간담회에서 총 149조원의 투자와 12만8천여명 수준의 신규 고용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당시 정부에 제출한 투자 규모와 고용은 역대 최대치"라며 "또 다시 창조경제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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