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양유업의 한 영업사업의 욕설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남양유업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사회에서 대기업과 중소업체와의 관계는 영원한 갑을(甲乙) 관계다. 대기업의 고질적인 밀어내기, 납품단가 후려치기, 특허·기술 가로채기는 관행화 된지 오래다.
자본주의 시장은 공정하지 않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잠식, 승자독식, 부당거래, 불공정으로 시장의 '정의'는 상실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투기로 인한 주택시장 교란, 무한경쟁으로 인한 양극화 초래, 가계부채 등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자들을 바라보며 시장의 역할이 공정한지 회의하게 만든다.
몇 해 전 ,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저서가 국내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자기계발서가 붐을 이루는 국내 출판시장에 인문과학 서적이 당당히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에 '정의'는 죽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정의가 죽은 것은 단순히 정치 사회적 역학관계로 인한 모순만이 아니다. '시장 자유화'라는 명목 아래 시장을 독점하고 부당한 거래로 이윤을 추구하는 세력들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흔히 많은 이들이 시장의 규제와 자유화를 놓고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대결로 바라보곤 한다.
하지만 자칭 시장주의자들이 신봉하는 아담 스미스는 경제적 독과점을 꾀하는 중상주의를 비판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주장했다. 그는 특정 계층이나 계급이 경제적으로 독점하고 있다면 시장은 그만큼 불평등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주의자들은 대기업의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옹호하고 이에 대한 규제를 반대하지만 아담 스미스의 경우 시장의 자유를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시장의 공정성은 이념의 문제를 넘은 '정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정의로운가'경제학은 과학이다. 하지만 과학자임을 자부하는 경제학자들은 정의·평등·도덕·인권 등의 형이상학적인 것들에 관해서 연구하거나 공식적으로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경제학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수치와 통계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철학과 인문학이 존재하지 않은 경제학은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 단순히 수치만으로 경제학은 늘 올바름을 유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을 직면해 있다. 빈자와 부자의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경제 근본주의로의 경도는 '돈의 언어'가 우리 삶과 생각까지 지배하는 현실이다.
이것이 오늘날 무한경쟁 성장 자본주의로 내달리고 있는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이다. 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제 '정치사회의 정의'를 넘어 '시장의 정의, 경제의 정의'를 심각하게 묻고 신중한 해답을 구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이정전 교수는 시장의 부정의, 불공평, 불공정에 일침을 날리고 정의와 상생의 시장경제를 위한 길을 제시한다. 승자독식, 부당거래, 불공정으로 흔들리는 시장을 돌파할 방법은 과연 무엇인지 그 답을 내놓는다.
특히 매우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불공정과 부정부패의 표적이 되어왔던 부동산시장에 대한 문제를 자세히 다루었다.
저자는 "세계는 지금 새로운 자본주의의 새 모델을 찾고 있다.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바가 없다. 만일, 자본주의 시장이 기본적으로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한다면, 새 자본주의의 핵심 과제는 단지 시장의 뒤탈을 깔끔하게 설거지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구조적인 요인 탓으로 시장이 공정치 못하다고 한다면, 시장에 대한 대수술이 새로운 자본주의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좋은 책의 발견-다산몰 CBC뉴스 유수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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