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부적절 인사로 자격 시비까지 불러 일으켰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결국 전격 경질됐다. 그것도 대통령의 첫 방미 수행 중에 말이다.
경질 이유는 성추행 추문이다.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 방미 수행 중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난 7일(현지시간) 호텔에서 현지 채용된 인턴 여성 A씨와 밤늦게 까지 술을 마신 뒤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피해 여성이 신고해 미국 워싱턴DC 경찰이 조사중이다. 윤 전 대변인은 홀로 귀국 후 '술은 마셨지만 성추행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연락두절 상태다.
이번 성추행 추문 사태를 바라보는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은 한마디로 '충격적이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윤 대변인은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박근혜 당선인의 수석 대변인으로 임명된 당시부터 대표적인 불통인사로 불려지면 야당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자진 사퇴 압박을 받아온 인물이다. 한 마디로 문제가 적지 않아 장차 사고(?)가 우려됐다는 말이다.
언론인 시절부터 정권 때마다 여야를 오가는 행각과 지난 대선 과정 중 극우 편향된 부적절한 발언이 대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박근혜 정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인수위 시절은 물론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국정을 올바로 알리고 여론을 귀담아 끌어안아야 하는 대변인으로서의 철학이나 자질 시비가 일었다.
인수위 대변인 시절 윤 전 대변인은 정치부기자 30년 경험을 들먹이며 소위 '단독 기자'를 자청하고 취재 편의를 돕겠다고 선언했지만 지나치게 보안을 강조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무엇보다 정직과 정확한 기사 전달을 자신의 대변인 철학으로 내세우며 설파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것도 북핵 위협으로 '진돗개 하나'가 발령된 긴급 브리핑 시간에 말이다.
당시 "저를 지배하고 있는, 윤창중의 정체성은 정직이다"는 윤 전 대변인의 발언은 기자들 사이에선 지금까지 어록 아닌 어록으로 남아 있을 정도다. 이를 지금 시점에 다시 복기하니 참으로 안쓰럽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의 '나홀로 인사', '불통인사'에 비롯된 결과라는 비판도 마찬가지다.
바르게 알리고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대변인으로서 요구받는 인생의 궤적과 철학을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인사 실패의 결과라는 것에 동의가 많다.
지금 대통령 해외 순방중 성추행 사건이라는 불미스럽고 초유의 사건을 접한 국민의 마음은 속이 그야말로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인터넷에선 '이것이 창조 정부가 낳은 진정한 창조'라는 비아냥과 조롱이 넘친다. 참으로 안타깝다. 국제적 망신을 넘어 대한민국 국격이 땅에 떨어진 사건이다. 성추문 사건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청와대 인사에 대한 자기성찰이 촉구되는 이유다.
정진호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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