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SK그룹이 4대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올 연말까지 계약직 5천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는 최근 정규직 전환 정책을 발표한 대기업 사례 중 최대 규모다.
SK그룹은 30일 수펙스추구협의회 및 인재육성위원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직접 실천하는 '따뜻한 동행' 경영의 실천에 대한 협의를 토대로, 그룹 각 계열사들이 올해 말까지 그룹내 계약직 5천800명을 정규직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김창근 의장을 비롯해 하성민 전략위원회 위원장(SK텔레콤 사장 겸임), 구자영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SK이노베이션 부회장 겸임),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등 6개 위원회 위원장과 계열사 CEO들이 참석해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협의·논의하는 '집단지성' 협의체다.
김창근 의장은 "대기업으로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SK그룹이 추구하는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실천하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하고 진정성 있는 시도를 통해 상생문화를 적극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규직 전환 대상은 그룹 내 상시적·지속적인 직무에 종사하는 계약직 5천800명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서비스 에이스, 서비스탑, 에프앤유 신용정보와 SK플래닛의 자회사인 엠앤서비스에서 고객상담 직무에 종사하는 계약직 4천3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상담 계약직에는 향후 정규직을 계속 채용하기로 했다.
또 SK네트웍스, SK증권 등 다양한 계열사에서 네트워크 유지보수와 영업, 마케팅 등 업무를 맡고 있는 계약직도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정규직화할 계획이다.
SK그룹은 향후 3년간 계약직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여 계약직 비율을 2015년까지 3%대로 축소시켜 나갈 방침이다.
SK그룹은 정규직으로 전환될 고객상담 직무 종사자의 80%가 20대 중후반 여성인 만큼, 사회적 관심사항인 여성의 고용 활성화와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으로 복리후생 등 비용부담이 다소 증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근로의욕과 소속감이 높아지고 장기근속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며 "비정규직 축소의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대기업의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규직 채용을 확대하고, 비정규직 규모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SK그룹은 SI(시스템 통합)분야와 광고 등 내부거래 물량을 자진 축소하는 등 상생경영을 본격화 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SI 계열사인 SK C&C와의 거래규모를 10% 이상 줄이기로 했다. 대신 SK C&C는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면서 외부 매출액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SK그룹은 이밖에 최근 경쟁입찰을 통해 그룹 이미지 광고를 외부업체인 제일기획에 맡겼다. 그간 그룹내 광고회사가 전담했던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다. SK이노베이션도 TBWA코리아를 추가로 선정, 내부 광고회사와 기업광고를 병행하도록 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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