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기아자동차가 1분기 판매실적 증가에도 불구,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크게 감소했다. '원고 엔저'에 따른 환율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기아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올 1분기 영업이익 7천42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35.1%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조84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줄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천713억원과 7천83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8.1%, 34.7% 감소했다.
특히, 기아차의 영업이익 감소 폭은 30%대를 훌쩍 넘어 전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의 3배 이상에 달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9.2% 차량 판매를 늘리고도 원화약세로 인한 판관비 증가 등으로 10.7% 줄어든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기아차는 소형차 비중이 높은 만큼, 현대차보다 환율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는 1분기 전 세계 시장에서 70만2천195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지역별 판매 현황을 보면 국내에서는 K3와 더뉴K7의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여파로 전년 동기보다 5.8% 줄어든 10만9천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국내 공장 수출 물량 감소에 따른 공급부족 탓으로 8.1% 감소한 12만7천대를 판매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신형 씨드와 벤가, 스포티지R 등의 판매 호조로 8만3천대를 팔았는데 3.5% 증가한 수치다. 시장점유율도 2.3%에서 2.7%로 높아졌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K3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로 25.6% 급증했다. 판매대수는 13만8천대였다.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이후 노조의 특근거부와 근무일수 부족 등의 영향으로 국내공장생산 분은 39만5천844대로 7.7% 감소했지만, 해외공장은 110% 이상의 가동률을 통해 전년 대비 16.8% 증가한 30만6천351대를 생산해 국내공장 감소 분을 만회했다.
매출액은 원화 절상(-3.9%), 준중형 이하 차급 확대(52.6%→53.6%)에 따른 판매믹스 악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6.0% 감소한 11조8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매출원가 상승, 판매관리비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전년 대비 35.1% 감소한 7천42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관계회사 투자 손익이 감소하고 작년 1분기 발생한 현대위아 처분이익 영향 등으로 금융손익이 감소한 탓으로 전년 대비 각각 38.1%, 34.7% 감소한 9천713억원과 7천839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 1분기 경기침체와 원화강세, 엔화약세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해외시장에서 국내시장의 판매 감소 분을 만회하고, 지속적인 '제값 받기' 노력을 통해 영업이익률 6.4%를 달성하는 등 선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이후도 어려운 경영 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내실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을 적극 추진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 위기를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최근 높아진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해외시장 판매 가격을 높이는 등 내실을 강화하는 데 초첨을 맞출 예정이다.
올해 초 기아차는 미국시장에 '2014 쏘렌토'를 출시하면서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950~6천300달러 인상한 데 이어, 내달 미국 대형차 시장에 선보이는 K7의 판매 가격을 타사 경쟁모델 보다 비싼 3만5천100 달러로 책정한 바 있다.
기아차의 올 1분기 글로벌 현지판매(소매)는 전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자동차 시장 성장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이 기간 기아차의 글로벌 현지판매는 국내 10만9천대, 미국 12만7천대, 유럽 8만3천대, 중국 13만8천대, 기타 19만7천대 등 총 65만3천대를 기록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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