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에 약 8조8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다. 6천억원에 달하는 애플 배상액에 따른 충당금 반영을 감안하면 최대 9조4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얘기다.
이 추세라면 2분기 분기 영업익 10조원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용상 휴대폰 등 IM부문 외에 다른 세트와 부품 수익성 및 성장세는 크게 꺾였다. 충당금을 포함할 때 IM부문 혼자 7조원 이상을 벌어들였다는 얘기가 된다. 세트와 부품을 투트랙으로 강력한 성장을 이어가던 삼성전자에게 사업 쏠림의 문제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품(DS)과 TV가전(CE), 휴대폰(IM) 3개 부문으로 재편하고, 각 부문을 이끄는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사장 3인 대표체제를 본격 출범시켰다. 부문별 독립경영을 통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겠다는 뜻이다. 대표별 희비도 엇갈린 셈이다.
26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2조8천700억원, 영업이익 8조7천800억원을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익에 대한 시장컨센서스가 8조6천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이다. 더욱이 이번 1분기에 애플과의 소송에 따른 배상액 6억달러(약 6천700억원)가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최대 9조4천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올린 셈이다.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 4분기 8조8천억원대를 경신하며 사실상 최대 실적 기록을 6분기 연속 이어간 셈이다.
◆휴대폰 홀로 7조원, 사업 쏠림 '심화'
실제 1분기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 중 매출 및 이익에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은 IM부문 하나다.
IM부문의 1분기 매출은 32조8천200억원. 이중 무선만 31조7천700억원을 올렸다. IM부문 전체 매출은 전분기보다 7% 늘었고, 지난해 1분기 22조4천700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늘었다.
영업익의 경우 IM부문 전체 영업익은 6조5천100억원. 지난 4분기보다 19%, 지난해 1분기 4조1천800억원에 비해서는 64%나 급증했다.
이는 전체 영업익 중 74%에 달하는 규모. 애플 충당금을 감안하면 IM부문 영업익은 최대 7조2천억원에 가깝다는 계산이 된다. 사실상 이익의 대부분을 휴대폰으로 벌어였다는 뜻이다.
◆부품과 TV 등 세트 줄줄이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파에도 IM부문의 경우 갤럭시S3 등 스마트폰의 판매가 크게 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같은 기간 TV 및 가전 등 다른 세트부문 실적은 물론 업황 개선 등 기대를 모았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DS부문 실적은 매출은 물론 이익도 하락했다.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양극화가 심화된 형국인 것.
실제 TV 및 가전 등을 총괄하는 CE부문의 1분기 매출은 11조2천400억원 수준. 전년 11조5천억원에 비해서도 줄었고, 지난 4분기에 비해서는 23%가 줄었다. 특히 TV 등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 매출은 30% 가까이 줄어든 7조4천억원 수준. 지난 4분기가 계절적 성수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년도 7조7천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영업익은 2천300억원에 그쳐 4분기 대비 67%나 급락했다. 전년 동기 5천억원에 비해서도 반토막이 난 형국이다.
계절적 비수기 요인에 TV 수요 위축, 판가 하락 등 여파가 우려보다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 1분기 PC용 D램 가격이 수급문제로 급등하는 등 업황 개선으로 실적 증가를 기대했지만 매출은 8조5천800억원으로 지난 4분기보다 11% 줄었다. 영업익도 1조700억원으로 같은기간 25% 감소했다.
그나마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매출은 소폭 늘었고, 업황이 악화됐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영업익도 50% 가량 늘었다.
그러나 같은기간 SK하이닉스가 전년대비 흑자전환은 물론 지난 4분기 대비 5배 수준의 이익 성장을 보인 것을 감안할 때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는 평가다. 실적을 견인했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시스템LSI 실적이 우려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매출은 7조1천100억원으로 역시 지난 4분기에 비해서는 8% 가량 줄었지만 전년 동기 8조5천400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규모.
다행히 영업익은 7천700억원 수준으로 4분기보다는 31% 가량 줄었지만 전년 동기 2천300억원에 비해서는 3배 이상 늘었다. TV 등 대형 패널 수요 둔화 속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제품 판매 확대 등 OLED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TV와 생활가전, 시스템LSI는 계절적 비수기 요인으로 실적이 하락했고, 디스플레이의 경우 대형 LCD의 수요 둔화속 가격하락이 이어진 때문"이라며 "반면 반도체는 공정전환 등을 통한 원가절감을, TV 역시 LED 판매 비중이 80%대 초반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쏠림, 2분기는 달라지나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전망은 밝다. 분기 영업익 10조는 물론 11조원 달성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을 정도. 이 역시 갤럭시S4 출시 등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등 IM 부문 실적 확대에 대한 기대다.
다행히 2분기 반도체 및 소비자가전(CE)은 물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사업부문에 쏠린 사업구조가 단기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1분기 7천만대 수준으로 추정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2분기에는 8천만대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분기 까지 IM 부문 영업익만 분기 7조원대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IM 부문이 영업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2분기는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과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감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휴대폰 사업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안정적 성장 기반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차별화된 제품, 기술력으로 부품과 세트 사업의 시너지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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