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승용자동차 6개 차종 16만2천509대를 대상으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리콜 원인이 차량 안전에 치명적인 결함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중고차 시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2일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에 따르면 리콜을 야기한 부품이 차량의 성능과 안전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가에 따라 시세 하락폭이 결정된다.
이번 현대·기아차 리콜의 경우 브레이크 스위치 접촉 결함으로 인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제동 등에 불빛이 들어오지 않는 불량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진행됐다.
이 경우 엑셀레이터 페달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정한 속도로 주행할 수 있게 유지시켜 주는 크루즈 컨트롤(정속주행장치)과 차량이 흔들리지 않게 차체를 바로잡아 주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결함이 브레이크 작동에 영향을 주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이 결함으로 인한 사고도 아직 보고된 바 없다는 게 SK엔카 측 설명이다.
최현석 SK엔카 마케팅부문장은 "이번 현대·기아차 리콜은 크루즈 컨트롤이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고 성능이나 안전에 치명적인 결함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중고차 시장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특히 리콜 대상에 포함된 아반떼, 싼타페, 쏘렌토 등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차종이기 때문에 시세 또한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리콜 원인이 차량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중고차 시세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2011년 3월 실내 좌석 내장재가 안전기준에 미달해 화재 발생시 전파 속도가 빨라 피해를 확산할 우려가 있어 SM3 리콜을 실시했다. 같은 해 4월 에어백 제어장치 불량으로 운전석 에어백이 작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SM3 및 SM5에 연이어 리콜을 실시했다.
당시 SM3와 SM5 중고차 시세는 100만원 이상 하락했다.
국산차가 리콜 원인에 따라 중고차 시세 하락 폭이 다른 것에 비해 수입차는 리콜에 더욱 민감하다. 수입차의 경우 국산차보다 브랜드의 이미지가 차를 구입하는데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10년 렉서스·도요타 등 일본 수입차의 대량 리콜 사태가 벌어졌을 때 중고차 시세가 1주일 만에 최대 400만원까지 떨어지는 유례 없는 폭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렉서스는 가속페달과 관련된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결함이어서 그 파급이 더욱 컸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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