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노조의 강태욱 위원장은 지난 4일 늦게 내놓은 성명서를 통해 "금융에 대한 경험도, 대정부 관계에 대한 이해도 없을 뿐만 아니라 조직 운영에 대한 경험도 일천한 밀실인사가 은행의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되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전 정권에서 민영화를 추진했던 산업은행은 새 정부 들어 민영화가 사실상 중단됐고, 정부에서 정책금융기관의 재편 입장을 공개한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조직의 향방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강 위원장은 "민영화 추진 시기에 자질 부족 인사가 정권의 비호를 받아 낙하산으로 내려왔을 때 조직과 직원들이 얼만큼 고통을 받았는지 똑똑히 기억한다"며 "MB정권 때도 측근들을 금융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 소위 금융권 '4대천황'을 만들어낸 기억이 또렷이 남아있는데, (새 정부가) 또다시 측근을 내려 보낸 인사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산업은행 전 직원은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적어도 조직에 대한 이해와 비전을 밝히고, 그것이 전 직원의 의사와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정자의 새 정권 국정철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신임행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한다"며, "만일 내정자가 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하며 검증을 회피하거나, 검증 결과가 직원들과 국민들이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행장선임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전했다.
한편, 전날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산은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에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를 임명 제청했다. 산은법에서는 산은지주 대표를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952년생인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 조사2부 근무 후 1984년부터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일했다. 동양종금증권 사외이사, 예탁결제원 비상임이사,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도 지냈다. 작년에 18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았었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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