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4.24 재보선 핵심 지역인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는 안철수 예비후보의 새로운 정치 실험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 노원병 선거는 안철수 후보가 야권연대 보다 자신의 새 정치를 우선에 두겠다고 선언한 첫 선거다. 안 후보는 지난 11일 인천 공항에서의 귀국 기자간담회에서 "같은 뜻을 가진 분들끼리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는 것은 언제나 환영하지만 정치공학적인 접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또 "현실과 부딪히며 텃밭을 일궈가겠다"며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선거 출마는 그 시작"이라고 노원병 출마가 자신의 새 정치 행보의 출발임을 강조했다.
이같은 입장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안 후보는 28일 노원구 상계동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에서 또 단일화를 앞세운다면 정치 변화를 원하는 국민 요구를 담아내기 힘들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통합당의 무공천 선언에 대해 안 후보 측의 반응이 시큰둥했던 것도 결국은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 빚을 지지 않고 자신의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안 후보에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RDD(유선전화 임의 걸기)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자 구도시 안 후보는 38.8%를 기록해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 32.8%에 불과 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뒤를 이어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 8.4%,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가 6.1%였다. 더욱이 평일에 치러지는 재보선의 특성상 투표율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조직이 약한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 조성된다.
야권이 분열 구도를 이루고 있는 점도 뼈아프다. 진보정의당 김지선 예비 후보도 이날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완주가 상식"이라며 "진보정의당이 그동안 엄청나게 양보를 하고 희생했는데 소수 정당이라고 희생만 강요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진보정치가 뿌리 내릴 수 없다"고 완주 의지를 다졌다.
전통적인 민주통합당 지지층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할지도 미지수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원 유세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이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연대 발표 등의 절차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 인사들은 민주당의 무공천 결단에도 안철수 후보 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운함을 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무공천 선언에도 이동섭 지역위원장은 28일 선거운동을 재개해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안철수 후보에 대해 "안 전 교수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저도 도울 길이 있으면 돕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새 정치에 대해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귀국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는 정치,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당이 달라도 국가 중대사에 대해서는 같이 화합하고 뜻을 모으는 통합의 정치, 이념이 아니라 실제 민생을 해결하는 문제 해결의 정치"라고 언급 한 바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안 후보는 "전혀 다른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치 본연의 할 일을 하자는 것"이라면서 "목소리 큰 사람만을 대변하는 정치가 아닌 서민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는 정치, 갈등과 대립만 하면서 민생을 도외시하는 정치가 아니라 실제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같은 안 후보의 새 정치 실현은 원내 진출을 전제로 하고 있다. 대선 이후에도 상당한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변치 않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안 후보가 노원병 재보선을 계기로 기존 정치권과 다른 자신만의 길을 열어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최규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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