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기자가 처음으로 맥북을 접한 것은 2007년. 같은 수업을 듣던 한 여학생이 가방에서 꺼낸 맥북을 보고 첫눈에 반한 이후였다. 깨끗한 하얀색 색상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 노트북을 열었을 때 상판에서 은은히 빛나는 사과모양의 로고에 마음을 뺏겨 과감히 구매를 단행했다.
맥북의 유려한 디자인으로 기자 역시 다른 학생들의 주목을 받기는 했으나 그 뿐이었다. 오랜 기간 윈도OS의 컴퓨터 환경에 익숙해진 탓에 맥북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과시용으로 몇 번 들고 다니면서 매번 단축키만 몇 번 찾아보다가 '귀찮다'며 집에 잘 모셔뒀던 기억이 난다.
이후 기자는 맥북을 디자인만 예쁜 '빛 좋은 개살구'라고 여겨왔다. '맥북을 다시 한 번 제대로 사용해 봐야겠다' 생각한 것은 기자 활동을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많은 '맥빠'들과 만나면서부터다. 6년 전 기자의 경험으로는 아무런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들은 왜 맥북에 열광하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맥북 에어를 한 달간 제대로 체험해 보기로 했다.
♦맥북 에어, 휴대성에서는 최고
맥북의 디자인은 6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돋보인다. 심플한 디자인 속에서 '빛나는 사과'는 지금도 여전히 멋으로 들고 다니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달라진 것은 당시 맥북보다 3분의 1로 얇아진 두께다. 100페이지 분량의 잡지보다도 얇은 두께다. 최근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인 다양한 울트라북이 출시되고 있지만 맥북만큼 '잘 빠진 모양'을 구현한 제품은 흔치 않다.
두께가 얇아 포기한 인터페이스가 있다. 2개의 USB포트, 선더볼트 포트, 이어폰 단자, 충전 단자가 전부다. 그만큼 심플함이 더 부각되기는 하지만 유선 랜포트가 없는 것은 불편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매우 잘 잡아낸다는 점.
맥북 에어의 무게는 1.35kg이다.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울트라북 중에는 이보다 가벼운 제품도 있다.그럼에도 맥북 에어가 휴대성에서 '최고'라고 평하는 이유는 어댑터 때문이다.
타사의 제품들은 노트북 본체의 무게는 가볍지만 어댑터의 무게가 제법 나가 함께 들고 다닐 때 무게감이 꽤 된다. 하지만 맥북 에어의 어댑터는 매우 심플하고 가벼워 부담이 적었다.
배터리 수명시간도 만족스러웠다. 제품 사양에 배터리 수명시간이 8시간으로 표기된 다수의 노트북의 경우 여러가지 작업을 진행하다보면 4시간을 채 버티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맥북 에어의 경우 최대 6시간까지도 사용이 가능했다.
♦마우스보다 편리한 트랙패드
기자가 처음 맥북을 경험했을 때 쉽게 포기했던 이유는 단축키 때문이었다. 한영키, 한자키 등도 보이지 않고 윈도 컴퓨터에서 사용하던 단축키와 맥북의 단축키가 달라 매번 네티즌들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단축키의 적응이 어렵지 않았다. 윈도 컴퓨터에서 'ctlr' 키의 역할을 맥북에서는 'command' 키가 수행했다.
맥북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트랙패드였다. 최근 들어 다른 제조사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매끄러운 트랙패드'를 여러 번 체험해 봤지만 별다른 장점이 없다고 느꼈다. 트랙패드로 몇 번 조작을 하다가도 뒤늦은 반응속도에 이내 마우스를 연결하곤 했다. 때문에 트랙패드가 제 아무리 좋아봐야 마우스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맥북의 트랙패드는 달랐다. 반응속도가 매우 빨라 답답함을 느끼지 못했다.답답한 것은 아직 익숙하지 못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손가락이었다. 하지만 1주일 가량 사용하다 보니 그것도 제법 익숙해졌다. 한 달간 사용하다 보니 다른 노트북에서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불편할 정도가 됐다.
손가락을 활용해 축소, 확대, 드래그, 스크롤 등 기본적인 조작도 가능하다. 트랙패드를 통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지만 방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찾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맥북의 설정 창에서 '트랙패드' 메뉴를 클릭하면 트랙패드를 조작하는 방법이 상세히 나와있다.
♦맥OS, 아직은 10% 부족한 호환성
큰 불편은 없었지만 과거보다 호환성이 높아져 업무용 작업들은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관공서에서 보내는 한글파일은 한글뷰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액셀이나 파워포인트 등의 문서는 맥OS용 오픈오피스를 다운받아 이용하면 된다.문서 작업은 주로 텍스트 편집기를 통해 수행했다.
다만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때 여러 가지 제한들이 있었다. 국내 인터넷 환경에서는 아직 액티브X가 많이 남아있어 맥OS에서 호환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액티브X 설치를 요구하는 금융사이트, 인터넷 강의, 동영상 다운, 인터넷 게임 등은 데스크톱을 통해 해야만 했다.
맥북에서 제공하는 부트캠프나 페러렐즈 등 가상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윈도OS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맥북은 맥OS에 최적화된 하드웨어인 만큼 국내서도 10% 부족한 맥OS의 호환성이 하루 빨리 개선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백나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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