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한 혁신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착한 성장'을 이뤄야 한다."
한국과학기술원 이민화 교수는 19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제1회 KISTEP 창조경제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창조경제를 구현하려면 건강한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민화 교수는 "우리나라는 놀라운 속도로 경제 발전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며 중진국 대열에 합류했으나 중진국에서 성장을 멈추고 7년째 같은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제는 빠른 추격자 전략보다 먼저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혁신 경제를 이뤄갈 수 있는 '창조경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그는 "최근 전략적 아웃소싱 등으로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조성돼 있어 창조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은 훨씬 용이해졌다"며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대기업은 시장 플랫폼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은 기술 혁신을 이뤄내는, 부와 배분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환경을 조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KISTEP의 차두원 정책기획실장은 1990년대 후반 영국과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창조경제의 진화과정과 주요 국가의 관련 정책사례 분석을 통해 한국형 과학기술 창조생태계 구축 방안을 제안했다.
차두원 실장은 "최근 주요 선진국과 UN에서도 창조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지만 국가 간 정책 초점에 차이가 있어 각 개념이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며 "현 정부는 창조경제의 명확한 개념과 창조산업의 범위를 정의하고, R&D 주체에 명확한 임무를 부여하는 등 한국형 과학기술 창조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산·한·연 전문가 패널토론에서도 이 같은 의견은 계속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김형하 연구위원은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을 통해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창조경제가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하 연구위원은 "자연 생태계에 비유하자면 과학은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변환시켜 1·2차 소비자에게 먹거리를 전달하는 생산자와 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며 " 때문에 과학기술분야에서 당장 성과를 내는 연구에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다양한 기초연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연구위원도 "창조경제를 하나의 생태계로 본다면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쉽게 싹이 트는 씨앗이 있는가하면 오랜 시간이 지나야 싹이 트는 씨앗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3년 내에 성과가 날 수 있는 연구에만 지원을 한다면 창조경제는 구현되기 힘들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연구에 대한 지원을 하면서 생태계를 육성하는 게 창조경제를 위해 정부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백나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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