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개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시켰다.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p 인하한 뒤 5개월 연속으로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전에 비해 강도는 완화됐지만 금리 동결 가능성 쪽에 다소 기울어져 있었다.
지난 12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채권시장 종사자 대상 3월 기준금리 전망 조사에서 응답자의 53.8%는 한국은행이 현 기준금리(2.75%)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전달에는 84%가 동결할 것으로 예상해 점차 금리 변경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2월21일 열린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한국은행이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위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는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큰 발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기 어려웠다는 판단이다.
IBK투자증권의 김수만 애널리스트는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1월과 동일하게 금리 인하 주장은 소수 의견이었고, 다수 금통위원이 경제 회복이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 하에 중립을 지키고 있었다"며 "추가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가계의 가계수지 악화 가능성,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지연, 단기적인 경기 방어를 위한 효과 의문 등의 입장이 나왔다는 것이다.
또한 "2월말~3월초 발표된 국내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경기의 방향성이 회복되는 국면에 있다는 다수 금통위원들의 판단을 뒤엎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신정부의 부처 출범 지연도 금리 동결의 한 이유로 봤다.
키움증권의 유재호 애널리스트는 "경제정책 담당자들(경제부총리,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아직 내정 상태에 있어 한은에서 공식적으로 통화 및 재정정책 상호간의 공조를 논할 협의 상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새 정부의 3가지 주요 정책 측면에서, 토빈세와 추경은 경기부양목적으로 사용될 것인데, 이 때 나타날 금리 상승을 기준금리 인하로 완화시키는 정책 조합이 가능해 보인다"며 "이런 시나리오가 맞다면 토빈세와 추경 시행 후, 시중금리 상승의 부작용이 나타날 때, 다소 늦은 시점에 금리 인하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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