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저희 회사 이름이 록앤올(Loc&All)은 로큰롤(rock'n roll) 음악처럼 즐겁고 재밌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국민 내비 김기사'를 만든 박종환(42) 록앤올 사장은 즐거움과 재미를 강조하는 벤처인이다. 박종환 사장은 만드는 사람도, 이용하는 사람도 즐거운 서비스는 벤처기업이 제일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박종환 사장을 보면 '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에 수긍이 갔다.
◆은행원 꿈꾸던 공대생, 벤처에 입문하다
박종환 사장은 록앤올 전에도 위치기반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벤처기업 포인트아이에 10여년 근무했다. 그 전 잠시 몸 담았던 회사들도 모두 벤처기업이었다.
벤처가 뭔지도 몰랐던 공대생 박종환 사장이 벤처업계에 입문한 이유는 IMF때문이었다.
때마침 록앤올의 공동대표이자 박종환 사장의 20년지기 친구 김원태 사장이 벤처기업에다니고 있었다. 김 사장은 KT연구개발원에서 1998년 사내벤처제도를 만들면서 내부 인력들이 시작한 벤처회사 KTIT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김원태 사장이 KTIT란 회사에서 GIS(지리정보시스템) 엔진을 개발하고 있었거든요. 웹 브라우저에서 지도를 볼 수 있게 하는 기술이죠. 지금이야 새로울게 없지만 당시엔 놀라운 기술이었어요. 친구가 참 멋있었어요. 회사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내가 찾던 게 이런 거다 여기 자리 없냐고 물어봤어요."
KTIT를 거쳐 포인트아이로 자리를 옮긴 박종환 사장은 사업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친구찾기'를 개발했다. 친구찾기는 휴대폰에 찾고 싶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였다. 이 서비스는 큰 인기를 모았고 포인트아이는 상장도 했다.
◆"이용자들이 즐길 위치기반서비스 만들고 싶어"
포인트아이에서 위치에 관한 서비스를 이해하게 된 박종환 사장은 2010년 김원태 사장과 록앤올을 창업한다.
그러나 박종환 사장이 내비 앱을 만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만류가 만만치 않았다. 이동통신사들의 내비 앱은 스마트폰에 기본탑재되고 기존 내비 업체들도 앱 시장에 뛰어들어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
"진입장벽은 높죠. 하지만 사람들이 자동차는 계속 탈 거고 차를 탈 때 내비게이션 의존도가 점점 커진다고 생각했어요. 기존 앱 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봤어요. 그게 벤처가 해야 되는 일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처음엔 순조롭지 못했어요. '김기사' 앱을 출시하던 날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난거예요. 홍보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차츰 저희 앱을 알고 애용해 주시는 분들이 늘어났어요.
김기사 앱의 특징은 벌집 모양의 UI(사용자 환경)다.'김기사' 앱은 UI가 벌집 모양이다. 이용자들이 '즐겨찾기'처럼 자주가는 장소를 벌집에 등록해놓으면 앱을 실행할 때마다 즐겨 찾는 곳을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해 김기사 앱은 블랙박스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내비 앱을 실행할 때 스마트폰을 거치대에 놓아두는 경우가 많다보니 폰 카메라로 운전자 전방을 촬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박종환 사장은 '블랙박스'에 얽힌 재밌는 사연도 들려줬다.
"저희 내비게이션 이용자 중의 한 분이 차를 세워두고 휴게소를 갔는데 그 사이에 누가 범퍼를 망가뜨려놓고 도망간 거예요. 근데 이분이 '김기사'앱을 켜놓았다고해요. 블랙박스로 범인을 잡았다며 고마워했어요."
"시간과 거리를 알면 속도를 알 수 있잖아요. A라는 운전자가 강남역에서 역삼역으로 가는데 1시간이 걸렸다. 그럼 길이 막히는지 원활한지 알 수 있잖아요. 막히는 길은 가지 말라고 알려주는 것이죠."
김기사는 선전하고 있다. 400만명이 가입했고 지난해 대한민국인터넷 대상 국무총리상, 무선인터넷산업협회 무선인터넷기업인상 등을 수상했다.
그러나 록앤올의 주 수익원은 SI(시스템통합) 용역이다. 26여명의 직원 중 반은 SI쪽을 담당하고 있다. 김기사 앱도 수익을 내야 할 시점이다.
"다양하게 수익모델을 생각하고 있어요. 김기사 앱을 쓰는데 필요한 거치대나 충전기를 판매하는 김기사몰을 앱 내에 오픈했어요. '자회전, 우회선' 같음 음성을 연예인 목소리로 제공하는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다각도로 생각하고 있죠."
박종환 사장은 다양한 위치기반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위치기반에 관한 모든 걸 하고 싶어요. 자녀안심서비스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이용자들이 즐거워할만한 서비스를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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