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째깍째깍, 실제 파괴력은?

[채송무기자]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오는 4.24 재보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기로 하면서 가시화된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선 직후부터 미국에서 머물렀던 안 전 교수는 오는 10일 귀국해 향후 자신의 정치 구상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안 전 교수가 귀국과 재보선 출마에 대해 민주통합당과 교감을 나누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그의 정치 행보는 야권 연대보다는 신당 창당 등 독자적 행보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안 전 교수의 신당은 상당한 파괴력을 예고하고 있다.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49.5%, 민주통합당 21.8%, 진보정의당 3.3%, 통합진보당 2.6%였지만, 안철수 전 교수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새누리당 40.1%, 안철수 신당 29.4%, 민주통합당 11.6%로 나타났다.

만약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지면 민주통합당을 따돌리고 제1야당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49.5%에서 40.1%로 9.4% 가량의 여당 지지층이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간다.

이는 안철수 전 교수가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기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 때 나타났던 중도 세력의 안 전 교수에 대한 호감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같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안철수 신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야권 인사, 여권 내 개혁적 인사들을 흡수하면서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반증이다.

최근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여야가 새 정치의 모습보다는 대립과 갈등을 드러내고 있고, 대선 패배 이후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존재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안철수 신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현재의 양당구도를 깰 정도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이 사실상 배제되는 현 국회 상황 때문이다.

총선과 대선 등이 연이어 있었던 작년과는 달리 안철수 신당이 정치적 존재감을 나타낼려면 원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안철수 신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려면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경쟁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민주통합당에서 두 자리수 이상의 의원이 탈당해 합류해야 하지만 이것이 쉽지만은 않다.

지난 대선 당시 친노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했던 안 전 교수가 친노 세력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적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가 가능한 세력은 비주류 정도다. 하지만 현재 당권 경쟁은 비주류에 유리하다.

여기에 야권 지지층의 분열에 대한 우려 역시 안철수 신당에 유리하게만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안 전 교수의 신당과 민주통합당으로 야권이 분열되면 2014년 지방선거는 새누리당 대 분열된 야권 구도가 돼 새누리당의 승리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따른 야권 지지층의 비판 여론이 높아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