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엔저(円低) 현상의 지속으로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력 저하와 수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코트라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현황 및 전망'을 통해 해외 주요 시장에서 엔저에 따른 업종별 엔저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특히 업종별로는 자동차·철강·기계류·섬유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섬유·의류 등 소비재분야는 타 업종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환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중소기업 비중이 커 수출업체에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철강도 엔저에 따른 일본기업들의 수출 채산성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일본업체들이 부진에서 벗어나 판매를 회복해가는 상황에 엔저까지 더해지며 지난달 일본 3대 완성차업체의 판매량이 16%나 증가했다.
다만 자동차는 일본과 한국 모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에서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어 엔저의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게 코트라 측 분석이다.
일반기계도 여건은 좋지 않다. 한국산은 일본산에 비해 10~20%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게다가 일본은 주요 기업의 해외 수출비중이 80%에 달하고, 생산거점도 일본 국내에 있어 엔저로 인한 효과는 배가될 전망이다.
반면 정보통신·가전 등은 일본상품에 비해 한국산 선호도와 경쟁력이 월등히 높고, 조선도 일본 업체들과 달리 해양플랜트, 액화천연가스(LNG)선, 컨테이너선 등으로 특화돼 있어 엔저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우선 엔저의 진앙지인 일본에서는 섬유,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철강 등이 엔저로 인한 수출 둔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도 철강, 섬유, 일반기계,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둔화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동남아 지역도 엔저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유럽의 경우에는 아시아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산업분야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섬유, 디스플레이와 같이 일본제품 가격인하에 따른 수출 영향을 받는 제품도 있지만 환율 영향 자체보다는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영국·독일의 일반기계와 같이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가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동석 코트라 시장조사실장은 "엔저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가 가시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기업은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코트라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종합적인 엔저대책을 마련하고 수출기업 지원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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