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지난해 니콘이 콤팩트 카메라 '쿨픽스 S30'을 처음 선보였을 때 많은 소비자들이 놀랐다. DSLR 카메라 시장에서 한껏 남성미를 드러내는 평소의 니콘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니콘은 꾸준하다. 올해도 S30의 후속작 'S31'을 다시 선보였다. 이 시리즈는 '어린이용 카메라'를 지향한다. 어린 아이가 사용해도 얼마든지 쉽게 촬영할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물론 내구성에도 충분히 신경을 썼다. 아이에게 디지털 카메라를 맡기는 어른 입장에서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린이용 카메라는 어떤 느낌일까? 니콘 쿨픽스 'S31'을 직접 사용해봤다.
◆단순한 대칭형 외관, 버튼도 크고 심플하게
신제품 '쿨픽스 S31'은 지난해 제품에서 많은 부분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단지 외관 디자인 등이 세세하게 리뉴얼됐다.
제품 생김새는 굉장히 단순하다. 좌우가 대칭 모양인 것이 특징인데 아이들이 두손으로 잡았을 때 편안한 그립감을 주기 위해서다. S31은 제품 상단에 촬영 버튼도 두개다. 기본적인 셔터 버튼 말고 왼쪽에 똑같은 크기의 동영상 촬영 버튼을 배치했다.
뒷면에도 버튼이 많지는 않다. 오른쪽에 방향키와 재생버튼, 왼쪽에는 버튼 4개가 큼직하게 일렬로 나열됐다. 카메라 전원을 켜면 각 버튼의 용도가 그림으로 표시돼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렌즈를 감싸고 있는 뚜껑이다. 광학 3배줌을 지원하는 S31은 렌즈 바깥쪽으로 일종의 보호용기가 감싸고 있다. 주변부는 금속재질이고 정면은 투명한 플라스틱이다. 아이들이 사용하다가 물이 들어가거나 외부 충격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뚜껑이라고 표현했지만 열리지는 않는다.
S31의 크기는 105.4x64.8x41.5mm, 무게는 배터리와 SD카드를 포함해 185g이다. 가로 크기가 약간 길어졌는데 무게는 더 가벼워졌다.
◆깜찍하고 직관적인 UI, 내구성도 튼튼
카메라 전원을 누르면 가장 먼저 깔끔한 오프닝 화면이 표시된다. 꽃과 별, 음표 등 귀여운 문양들은 어른들이 사용하기엔 다소 부끄럽기까지 하다.
일단 S31에는 줌레버가 없다. 방향키를 위로 올리면 줌인, 아래로 내리면 줌아웃이다. 왼쪽에 있는 4개의 버튼은 그림으로 표시된다. 순서대로 카메라, 플래시/타이머, 장면(SCENE), 도구다. 기타 기본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가 모두 이 버튼들로 조작돼 직관적이다.
맨 아래 도구 버튼을 누르면 설정으로 들어간다. 여기서는 소리 바꾸기, (사진)크기 고르기, 카메라 설정 등을 변경할 수 있다. 맨 위 버튼은 뒤로 돌아갈 때 사용한다.
소리 바꾸기에서는 셔터음이나 버튼음 소리르 바꿀 수 있다. 일반적인 카메라 셔터 소리는 물론 강아지나 병아리 소리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리가 많이 담겨 있다. 소리를 아예 끌 수도 있다. 크기 바꾸기는 사진이나 동영상 프레임 크기를 결정한다.
또 카메라 설정에서는 기본적인 설정값 변경 외에 오프닝 화면을 온오프하거나 메뉴 그림 등을 바꿀 수 있다. 특히 메뉴 그림은 격자 무늬, 물방울 무늬 등 5가지가 준비돼 있다.
S31은 어린 아이들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제품의 내구성에도 중점을 뒀다.
이 제품은 굳이 분류하자면 아웃도어 카메라에 속한다. 최대 5m 방수 기능이 있어 물놀이 때 사용할 수 있고 1.2m 높이에서의 충격 방지 기능으로 실수로 떨어뜨렸을 때 충격도 보호할 수 있다.
◆접사 말고 '가까이 대고 찍기'
심플한 콤팩트 카메라답게 사진 촬영을 위한 별도의 수동 조작은 불가능하다. 대신 각 상황에 맞는 촬영을 하고 싶다면 3번째 장면(SCENE) 버튼을 누르면 된다.
버튼을 누르면 '찍는 방법 고르기', '사진 꾸미기', '색깔 바꾸기' 등 3개의 선택지가 나온다. 첫번째 '찍는 방법 고르기'를 누르니 장미꽃 모양의 그림이 나온다. 첫번째 모드인 '가까이 대고 찍기'(접사)다.
각 설정은 이해하기 쉬운 그림과 함께 표시된다. 설명 역시 어려운 전문용어가 아니라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돼 있다. '가까이 대고 찍기'말고도 '물속에서 찍기'(수중 촬영), '계속 찍기'(연사) 등이 있다.
장면 모드는 모두 9개다. 이중 '거울'이라는 설정이 가장 재미있고 독특했다. '거울'을 선택하면 전체 화면에서 왼쪽 반만 촬영된다. 사진을 찍으면 마치 거울처럼 그대로 비친 것처럼 왼쪽에 찍힌 모습이 오른쪽에 똑같이 나온다. 꼭 '데칼코마니' 같다.
◆사진 꾸미기, 색깔 바꾸기 등 편집 기능도 갖춰
'사진 꾸미기'와 '색깔 바꾸기'는 편집 기능이다. 사진 꾸미기는 촬영할 사진 주변에 액자를 넣어주는 기능으로 꽃, 물방울, 나뭇잎, 원목, 물결 등 모두 7개 효과가 있다.
색깔 바꾸기는 사진을 밝거나 어둡게, 선명하거나 흐리게 조정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노출 설정, 채도 설정이다. 여러 색깔 중 사용자가 지정한 색만 놔두고 나머지는 흑백으로 처리하는 '특정 색깔만 남기기' 효과도 있다.
촬영 후 카메라에서 사진을 바로 꾸밀 수도 있다. 재생 화면에서 원하는 사진을 선택하고 왼쪽 첫번째 버튼을 누르면 된다.
S31은 각 사진에 담고 싶은 말을 녹음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어안렌즈 같은 느낌을 주거나 미니어처, 토이카메라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사진 앨범 만들기도 있다. 복수의 사진을 선택해 앨범을 입혀 하나의 사진으로 합쳐주는 기능이다.
◆어린 아이 때부터 사진을 취미로
니콘이 'S31'을 만든 이유는 아마도 '저변 확대'일 것이다. 니콘은 그동안 많은 카메라 제조사들 가운데 특히 사진 문화의 확장을 강조해 왔다. 사진 촬영을 취미로 갖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디지털 카메라 시장도 활기를 띌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어린 아이 때부터 사진 촬영의 재미를 알려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S31이 마음에 들지 않는 소비자들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순수하게 카메라 성능만 따진다면 그리 뛰어난 제품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또 알맞은 고사양의 카메라가 따로 있을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라면 S31로도 충분하다. 특히 인터페이스나 내외부 디자인, 사운드, 각종 사진효과 등에서 아이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니콘 콤팩트 카메라 '쿨픽스 S31'은 국내 화이트, 블랙, 핑크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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