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귀여운 마법봉을 든 천사 모양의 로봇이 동화책을 비추자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이 증강현실로 나타난다. 영어 단어를 설명해주고 관련 동영상도 함께 보여준다. 로봇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은 어느샌가 '프린세스'라는 영어 단어를 배운 상태다.
비싼 장난감으로만 여겨졌던 유아용 로봇이 스마트폰을 만나면서 '가정 선생님'으로 진화한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이 '두뇌'역할을 하는 유아용 로봇 아띠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3를 통해 선보였다.
이 회사는 25일(현지시간) 피아그란비아 전시장에 부스를 열고 유아 교육용 로봇(Kids Learning Robot) '아띠'를 공개했다.
로봇 아띠는 스마트폰이 두뇌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휴대폰 칩셋업체 퀄컴이 지난 1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발표해 화제가 된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했으며 미국 유타 주립대 교육공학부와 콘텐츠 개발 협력을 통해 유아들의 학습 흥미와 교육 효과를 크게 높인 것도 장점이다.
아띠에 적용된 퀄컴의 증강현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인 뷰포리아는 세계 주요 언어로 작성된 다양한 텍스트를 별도의 장비없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카메라로 인식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연동시켜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아띠 전용 앱이 탑재된 스마트폰 카메라로 동화책을 비추면, 책에 있는 단어와 관련된 유아용 멀티미디어 정보가 증강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유아 도서에 있는 '프린세스'라는 단어를 비추면 공주라는 단어의 뜻과 소리, 그림 모양과 함께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멀티미디어 정보가 증강현실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 기능 구현을 위해 유아 및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에 맞는 멀티미디어 백과사전을 자체적으로 구축, 적용했다. 백과사전은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구성돼 위키피디아 형태로 탑재됐다.
또 아띠는 발음이 부정확한 유아의 음성 특징을 고려해 이를 보다 정확히 인식함으로써 유아와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별도 DB도 갖췄다.
SK텔레콤 측은 "아이들이 동작인식 센서를 장착한 아띠의 마술봉으로 직접 요리 체험, 리듬 액션, 보드게임을 즐길 수도 있어, 로봇과 즐겁게 놀면서 자연스러운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아 학습용 로봇 개발을 위한 해외 교육 기관과의 적극적 협력도 주목된다.
SK텔레콤은 현재 미국 유타 주립대 교육공학부(Utah State University, Dept. of Instructional Technology & Learning Science)와 로봇을 활용한 유아용 교육 콘텐츠 및 교과 과정(Curriculum)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재 유타 주립대는 부속 초등학교 및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로봇을 통한 교육 효과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교육 콘텐츠 개발에 반영하는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을 마치면 유타 주립대는 유타 주립대 산하 유치원 교육 과정에 로봇을 활용한 정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유타 주립대 교육공학과 연구팀은 "유아에게는 놀이가 곧 배움이다. 체계적인 교육 콘텐츠와 교과 과정이 뒷받침된다면, 로봇을 통한 유아 교육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현재 동부로봇(로봇 제조 및 생산), 삼성출판사(유아 교육교재 출판), 북21(종합 출판)과 유아로봇 관련 협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업 파트너가 교육용 로봇 사업에 참여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도록 '열린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 박철순 컨버전스 사업본부장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기존 교육분야를 창의적으로 융합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사업모델 발굴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SK텔레콤의 첨단 ICT 기술력을 접목한 플랫폼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스페인)=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