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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개정 원안 유지 가능할까


미래부·통상·식품 등 '암초' 산적…국회 논의 과정 주목

[윤미숙기자]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여야 정당, 정부 부처 간 갈등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박 당선인과 인수위 측은 개정안의 원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개편 대상이 된 부처 뿐만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반대 기류가 읽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원안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갈등의 핵심은 거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다. 과학기술 및 산학협력, 정보통신기술(ICT), 방송·통신 진흥, 정보화, 디지털콘텐츠, 우정, 원자력 등 10여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기능을 한데 모으려다 보니 기능이 축소될 처지에 놓인 부처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미래부 신설에 따른 최대 피해자로 꼽힌다. 방송·통신 진흥 등 핵심 기능이 미래부로 이관되면서 '규제' 기능만 남게 된 방통위 내에선 "껍데기만 남았다"는 자조가 흘러나온다.

민주통합당과 언론시민단체 등에서는 방송의 독립성·공공성 확보가 방통위 개편의 핵심이 돼야 한다면서 진흥과 규제를 분리한 원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규제와 진흥의 자의적 구분은 방송 관련 정책을 모두 진흥정책으로 몰아 독임제 기구에 귀속시키는 데 따른 방송·통신 통제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태범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도 "방통위를 해체해 가장 중요한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한 것은 그나마 미약한 독립성과 공정성 장치를 제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학기술 뿐만 아니라 산학협력 기능마저 미래부에 빼앗기게 된 교육과학기술부 내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교육 기능만 남게 된 마당에 산학협력 기능까지 내어줄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 이관 역시 논란거리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도록 했지만,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헌법의 골간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박 당선인이 직접 나서 통상 기능 이관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새누리당 내에서 조차 "통상교섭 기능이 외교통상부 기능의 거의 전부인데 이것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이재오 의원) 등 반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은 여전하다.

이밖에 농림수산식품부는 부처 명칭에서 '식품'이 빠지는 데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농림축산부'를 '농림축산식품부'로 변경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여야는 양당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간사 새누리당 강석훈·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 등이 참여하는 '10인 협의체'를 가동 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최규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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