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대형 IT서비스 기업 중심의 협회장 체제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대표가 협회장을 맡는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의 공생발전형 SW생태계 구축 전략과 발맞춰 중소 SW기업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다.
현재 12대 회장은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로 이달 말에 회장 임기가 종료된다. 오 대표는 지난 달 30일 열린 SW산업협회 이사회에서 협회장 연임 불가 입장을 밝혔고 SW산업협회는 회장추대위원회를 결성, 협회장 인선 작업을 시작한 상황이다.
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로 예정된 SW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는 중소 SW기업 대표가 협회장으로 추대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 SW 업체 대표는 "SW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건실한 SW기업 대표가 협회장을 맡아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정부 정책과 SW산업진흥법 등의 규제 관련 이슈에서 SW협회가 제 목소리를 내기 취한 조치"라고 말했다.
SW산업협회 관계자는 "협회 정관에는 기업 규모와 관계 없이 정회사이면 협회장으로 추대될 수 있다"면서 "그동안 대기업 대표들이 협회장을 맡은 이유는 지난 25년 동안 패키지 SW보다는 시스템통합(SI) 중심의 SW산업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988년 이후 SW산업협회는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이 중심이 돼 돌아가면서 협회장직을 맡았었다.
초대 회장사인 쌍용정보통신(옛 쌍용컴퓨터) 이후 LG CNS(옛 LG-EDS 시스템), 현대정보기술, 삼성SDS, 포스코ICT(옛 포스데이타)가 협회장사였으며 현재는 롯데정보통신이 회장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임원사도 1천여개가 넘는 SW산업협회 회원사 중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의 규제 대상인 12개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대기업이 등재돼 있다.
만일 이번 정기총회에서 SW기업 대표 출신의 협회장이 나온다면 SW산업협회 또한 대기업에서 순수 SW기업이 주도하는 모양새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풀이되는 상황이다.
◆대-중소기업 '한솥밥' 다른 목소리 내는 '불편한' 협회
SW산업협회가 이처럼 세대교체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결정적 계기는 정부의 공생발전형 SW생태계 구축 전략과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제공했다.
공생발전형 SW생태계 구축 전략은 지난 2011년 10월부터 지식경제부 등 4개 부처가 공동 추진해 온 정책으로 SW 공정거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공공시장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참여를 전면 제한하는 게 골자다.지난해 개정된 SW산업진흥법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명문화시켰고 이는 결국 대형 IT서비스 기업과 SW 기업들의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중소 SW기업들은 그동안 대기업들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저가 경쟁을 부채질해 SW 생태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고 IT서비스 업계는 정부 정책이 공생 발전할 수 있는 SW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했지만 SW산업과 성격이 다른 IT서비스 산업만 규제하는 꼴이 됐다고 반발했다.
한 SW업체 대표는 "정부 정책과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대기업과 중소 SW 기업들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야하는 상황"이라고 요약하고 "SW산업협회가 이익단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SW회원사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를 가장 잘 대변하는 SW기업 출신 대표가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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