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TV와 생활가전 등 가전 사업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매출 200조원을 돌파하고 LG전자는 전년 대비 3배 가량 늘어난 1조1천36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에 든든한 버팀목이 된 셈이다.
30일 LG전자는 2012년 4분기 및 연간 연결 실적을 공시했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지난 25일 2012년 4분기 및 전체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가 소비자가전(CE) 부문으로 묶여있다.
CE 부문은 지난해 전체 연결 실적 기준 매출 48조4천500억원, 영업이익 2조3천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는 약 35조1천900억원의 연매출을 올렸다. 생활가전사업부는 연매출 13조2천6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에서는 HE사업본부가 TV 사업을 담당한다. 생활가전 사업은 HA사업본부(냉장고, 세탁기 등)와 AE사업본부(에어컨)가 책임진다.
HE사업본부는 지난 2012년 22조7천380억원의 매출과 5천42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HA사업본부는 매출 11조2천208억원, 영업이익 5천283억원을 기록했다. AE사업본부 실적은 매출 4조3천496억원, 영업이익 1천563억원이다.
삼성과 LG 모두 지난해 TV 및 가전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 CE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1년 대비 82%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약 4.74% 수준이다.
LG전자 역시 HE본부와 HA본부, AE본부가 14%, 65.4%, 107%씩 영업이익이 늘었다. 특히 HE사업본부와 HA사업본부는 각각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46~47%를 책임지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4분기, TV '성수기'-가전 '비수기' 영향 받아
TV 사업의 경우 성수기 영향이 컸다. 4분기는 특히 전통적인 TV 시장 성수기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등 반짝 특수가 껴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4분기 10조5천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분기 대비 28% 성장이다. VD사업부가 포함돼 있는 CE 부문의 4분기 실적은 매출 13조9천500억원, 영업이익 7천4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선진시장에서의 프리미엄 TV 전략을 이번 성과의 비결로 꼽고 있다. 7000/8000급 프리미엄 모델이 미주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 신흥시장에서는 지역 특화 모델 라입업을 강화하며 성장을 이뤄냈다.
삼성전자는 "전체 TV 수요가 전분기 대비 20% 후반, LED TV 판매는 전분기 대비 50% 초반대로 늘어났다"며 "LED TV 비중은 3분기 80% 후반에서 4분기 90% 초반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4분기 매출 6조4천430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지만 지난 3분기보다는 17% 개선됐다.
LG전자 역시 북미, 유럽, CIS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시네마 3D 스마트TV 판매도 증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시네마3D 스마트TV의 경우 4분기에 분기 최대치인 925만대의 제품이 판매됐다. 전분기 대비 26% 판매량이 급증한 셈이다.
4분기 생활가전은 전분기 대비 수요가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영향과 더불어 비수기 효과가 겹쳤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4분기 매출은 약 3조4천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 3분기 대비 1.8% 소폭으로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은 대용량 세탁기, 냉장고를 중심으로 미국, 구주 등 선진시장에서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4분기 매출 2조9천423억원, 영업이익 799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 및 환율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익이 34% 줄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2011년 4분기 2.9%에서 지난 4분기 2.7%로 소폭 감소했다.
AE사업본부의 경우 6천82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11억원의 영업적자로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및 운영 효율화를 통해 -4.6%에서 -1.6%로 3.0%p 가량 개선됐다.
◆2013년 LED TV 체제 구축…OLED-UHD TV로 차세대 TV 시장 선점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사업은 올해 양사 모두 LED TV 체제로 전면 전환한다.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LCD TV 생산을 접고 LED TV만 팔겠다는 것.
LED TV는 LCD TV 대비 전력소모가 적고 화질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초창기에는 LCD TV 대비 생산단가가 높아 제품 가격이 비쌌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화가 이뤄진 상태다. 삼성과 LG는 앞서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LCD TV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멕시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러시아, 베트남 등 세계 각지에 있는 TV 공장에서 LCD TV 생산 물량을 LED TV로 전환할 예정이다. LG전자 역시 아시아 및 유럽 등에서 순차적으로 LCD TV 생산을 중단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UHD TV와 OLED TV는 올해 본격적으로 세계 TV 시장 보급될 전망이다. 삼성과 LG 역시 지난해 초기 모델을 선보였던 것을 넘어 올해 양산 수율을 높이고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해 차세대 TV 시장을 조기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생활가전 시장은 전망이 좋지 않다. 연초 계절적 성수기가 돌아오지만 선진시장의 저성장과 신흥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양사 모두 '선택과 집중'을 적절히 펼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선진시장에서는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신흥시장에서는 저가 제품 등 볼륨이 많은 보급형 제품을 강화할 예정이다. LG전자 역시 신기술에 기반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는 한편 지역 적합형 제품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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