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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새판짜기…삼성·LG "애플 아닌 中 잡아라"


현지업체 초강세…철저한 현지화 '총력' 대응

[박영례기자] 중국의 부상이 무섭다. 중국이 세계 최대 공장에서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이를 발판으로 중국업체들의 세불리기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이미 세계 최대 TV 및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 및 신흥시장에서 진행돼온 세계 IT패권 다툼의 승패를 결정할 승부처가 될 공산이 커졌다.

구글, 애플 등 모바일 업체 주도의 IT 새판짜기가 시작된 가운데 중국 레노버나 화웨이, TCL의 부상도 무시 못할 변수가 되고 있는 것. 애플이 중국내 스마트폰 프로모션 강화 등 중국잡기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중국을 겨냥, 전열을 정비하는 등 작업이 한창이다.

21일 관련업계 및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LCD TV 및 스마트폰 수요는 각각 4천900만대와 1억7천600만대로 미국 3천900만대와 1억3천만대를 넘어 명실상부한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대비 126%에 달하는 고 성장세로 사상 첫 미국 시장을 추월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TV는 물론 스마트폰, PC 등 IT와 가전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이 되면서 현지업체의 강점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시장점유율도 동반 약진, 부문별로 시장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나 가트너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레노버는 HP를 제치고 세계 1위 PC업체로 도약했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 노키아를 제치고 2위 업체로 떠올랐다.

특히 레노버는 중국 3대 스마트폰업체인 화웨이, ZTE 등과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리며 3사 합산 규모(13.2%)가 애플 13.9% 수준까지 늘어나는 등 위협적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레노버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을 넘어서겠다며 공언까지 한 상태.

애플 등과의 싸움에 총력전을 펼쳤던 국내 기업들도 결국은 이들 중국업체와 경쟁이 불가피할 조짐이다. 더욱이 최대 시장의 강점을 갖춘 이들 기업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중국시장에 대한 총력 대응체제가 불가피해 졌다.

◆중국, 현지업체 초강세…외국업체 '무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3%로 1위를 기록했지만 레노버, 화웨이 등의 추격에 속도가 붙으면서 점유율이 다소 하락하는 등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빅5 중 삼성전자가 유일한 외국업체. 1분기까지 삼성과 함께 빅3 구도를 형성했던 애플, 노키아는 3분기 현지 업체에 자리를 내주고 빅5에서 밀려난 상태다.

더욱이 TV시장에서는 세계 1위와 2위인 삼성전자, LG전자 위상이 무색할 정도. 현지업체인 하이센스, TCL, 창홍 등에 밀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삼성전자는 점유율 6% 대로 6위에, LG전자는 11위권에 머물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지원책을 앞세워 현지 업체를 적극 밀고 있는 데다 최근 삼성과 LG에 대한 LCD 담합 과징금 부과 등 경쟁법 집행 강화까지 해외 업체에 대한 규제 및 견제는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철저한 현지화, 로컬업체 넘어라

이처럼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이 되고 현지업체 공세가 격화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IT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중국이 핵심 전략지가 되고 있다. 조직정비 및 전략제품을 앞세운 '필승'전략을 다지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중국 내 스마트폰 1위 입지를 다지기위해 라인업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유통구조 혁신, 현지화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 2010년말부터 진행해온 유통구조 혁신에 따른 성과를 확대하겠다는 포석인 것.

실제 삼성전자는 대리상 중심이 아닌 삼성의 현장 관리 강화, 체험매장을 대폭 확대하면서 이듬해인 2011년 중국에서 4천만대 이상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이중 1천만대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연말 노키아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다.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던 노키아 대리상들이 삼성 제품 판매에 나서고 차이나모바일 등 통신사업자들과의 긴밀한 관계 속 점유율 확대에 성공한 결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함께 고가 스마트폰에서 보급형 까지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시장 내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중국 중상위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 최근 현지 조직정비에 나서는 등 재편작업이 한창이다. 현지 저가업체와의 경쟁보다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중고가 시장 공략을 위해 관련 인력을 재배치하고 제품 라인업도 재정비한 것. 현재 1~2%선인 점유율의 단순 확대보다 수익성 확대 등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건전한 매출 확대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은 시장 규모나 잠재력 등을 감안할 때 끝까지 챙겨야할 시장이 맞다"며 "그러나 우선적으로 이익성장측면에 주력하고, 다음단계로 수익성과 판매량 확대를 동시에 꾀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지난연말 프리미엄 스마트폰 '옵티머스L9'을 북미 시장에 이어 중국에 출시했고, 올 1분기 옵티머스G를 추가로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LG, 차세대 TV로 승부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중국 TV 시장에서 로컬업체 중심의 저가시장보다는 OLED 나 울트라HD(UHD) 등 차세대 TV로 승부수를 던질 계획. 로컬업체와의 기술격차를 입지 확대 등에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보급형 LED TV는 물론 UHD TV 등 프리미엄 모델 이원화 전략으로 수익성 및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꾀한다는 전략. 올 상반기면 LCD TV 생산이 LED TV로 전량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 선보였던 'EH 시리즈'와 같은 보급형 LED TV 판매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새롭게 85형, 110형 UHD TV 등을 잇달아 선보이는 등 중국내 최상위층 고객을 겨냥한 대규모 프로모션 등 공략을 대폭 강화할 계획. 110인치 모델에 중국 업체 패널을 사용하는 등 현지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110형의 경우 글로벌 수요가 얼마나 될 지 감안하면 인구도 많고 부자가 충분한 중국시장이 가장 클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LG전자의 중국 TV 공략도 차세대TV에 초점을 맞췄다. 55형 올레드(OLED) TV 출시와 현재 출시된 84형 울트라 HD TV 외에 65형 55형 추가 라인업을 강화, 중국 차세대 TV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것. 맞춤형 콘텐츠 등을 강화한 2013년형 스마트TV 도 추가로 출시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콘텐츠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TV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유통망을 재정비하고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등 중국사업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유일 국영방송사 CCTV의 스포츠채널 'CCTV-5'와 TV 분야에 제휴, 생동감 있는 스포츠 영상을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올레드TV 외에도 다양한 시연용 TV를 제공, 여러 프로그램에 노출시켜 브랜드이미지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 권희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 중국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조직 등이 정비돼 올해는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이 큰 시장이나 글로벌 업체들이 현지업체보다 약한 상황으로 앞선 기술, 디자인으로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차별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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