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한국과 중국, 미국 등 주요 국가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산업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0개 업종별 단체와 공동으로 '2013년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보통신 업종은 '맑음', 자동차·기계·정유·석유화학·섬유·철강 등 6개 업종은 '구름 조금', 건설·조선 등 2개 업종은 '흐림'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비'로 예보된 업종은 하나도 없었다.
대한상의는 "아직은 불황국면이지만 하반기부터 세계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지난해 실적과 올해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부정 요인을 분석,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 조금'은 좋음, '흐림'은 나쁨, '비'는 매우 나쁨을 뜻한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스마트폰 고성장이 기대되는 '정보통신', 중국 시진핑시대 수혜업종인 '석유화학',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수혜업종인 '섬유', LNG·해양플랜트 수주가 활발한 '조선', 자동차·조선 등의 공급처인 '철강' 등은 각각 1단계씩 나아졌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산업'이 올해 가장 경기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는 물론 미국 등 세계 주요국에서 LTE 서비스가 본격화됨에 따라 신제품 출시가 기대되는 휴대전화 부문이 경기호조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시스템반도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패널의 고성장세도 기대되면서 생산은 지난해에 비해 4.6%, 수출은 5.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TV와 PC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해외시장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자동차 업종은 '구름 조금'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6종의 신차 출시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증설로 수출은 3.1% 증가하고 내수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노후차량의 비중이 전체의 33%에 달하고 있어 신차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부터 주야간 연속 2교대제에서 주간 연속 2교대로 노동규제가 강화돼 생산량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기계 업종도 '구름 조금'으로 예보됐다. 오는 3월 중국 시진핑시대가 개막되면 내수경기부양책으로 대중국 수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신흥국의 투자호조세도 지속돼 기계부문 수출은 지난해보다 8.7%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엔화약세와 함께 주요국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수출채산성은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유업종도 '구름 조금'으로 전망됐다. 중국 등 동남아시아의 석유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국내산 경유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석유정제시설 확충으로 1.3%가량의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석유화학업종은 지난해보다 다소 나아진 '구름 조금'이다. 중국 시진핑 시대 개막 후 대규모 경기부양 기대와 함께 IT기기를 중심으로 신소재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이 5.6%가량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범용플라스틱제품이 국내에 저가유입되고 있어 내수는 2.0%에 머물 전망이다.
철강업종도 '구름 조금'으로 예보됐다. 자동차, 기계, 조선 등의 수요산업의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전망이어서 내수호전이 예상된다. 중국과 미국 등의 정권교체에 따른 경기부양 가능성, 셰일가스 발굴에 따른 강관생산 확대 등으로 수출호전도 기대된다.
섬유·의류 업종도 '구름 조금'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한·미 및 한·EU FTA 관세감면 효과가 커져 섬유수출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류효과와 고성능 슈퍼섬유 생산에 힘입어 수출은 지난해보다 3.8% 가량 늘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형공장의 영세·노후화와 해외 저가제품의 지속 유입 등은 우려점으로 지적됐다.
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흐림'으로 예보됐다. 올해는 지자체의 재정여건이 악화돼 지방공공발주가 위축되고 전세난으로 호조세를 보여왔던 오피스텔 등 도시형생활주택도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특히, 전체 건설공사 수주증가율은 0.3%로 지난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다만,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공공공사 수주가 전년 대비 3.4% 증가하고 해외시장·신도시 개척 등 만회 시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조선산업도 '흐림'에 머무를 전망이다. 세계경기의 불확실성 때문에 상선부문의 공급과잉이 계속되다가 오는 2014년 상반기에나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기업들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잇따르고 있고 셰일가스 개발의 영향으로 LNG선 수주전망이 밝은 점은 하반기 조선산업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업계는 새정부에 바라는 정책건의사항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자제'(철강 등), '선박제작금융의 실효성 있는 지원'(조선), '최저가낙찰제에서 최고가치낙찰제로 낙찰방식 변경'(건설), '섬유산업의 노후설비 개체 지원'(섬유) 등을 꼽았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최근 중국,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의 새정부 출범 기대감으로 업종 전반에 걸쳐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 우세하다"며 "새 정부는 수출촉진과 내수경기의 부양과 함께 신시장 개척 등 우리기업의 불황탈출 노력을 다각도로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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