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구관이 명관이라 했던가.'
아이폰5의 힘은 강력했다. 지난 12월7일 SK텔레콤과 KT가 동시에 출시한 아이폰5는 '마니아' 가입자들의 주머니를 열게 했다. 또한 아이폰5를 의식한 경쟁사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의 경쟁심을 자극해 '보조금' 의지도 함께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인지 12월 한달간 통신사를 옮겨탄 '번호이동가입자'는 2004년 번호이동이 시작된 이래 같은 기간동안 최대치인 116만8천537명을 기록했다. 통상 12월엔 다소 번호이동이 주춤하던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특히 10월과 11월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3사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 현장조사를 실시하면서 번호이동이 최저 60만명 수준으로까지 떨어졌지만, 12월 들어 번호이동률은 11월 대비 31.7%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아이폰5 대기 수요자가 12월에 일시 가입해 번호이동이 늘어난데다 꽁꽁 얼어붙었던 보조금 역시 아이폰5를 의식해 12월에 일부 풀리면서 번호이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 의식한 '갤럭시' 보조금이 더 커
아이폰5가 직접적으로 번호이동을 촉발시키는 것은 일부다. 초기 KT 아이폰 이용자들이 SK텔레콤으로 옮겨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그 밖에 새로 나온 아이폰을 구매하기 위한 번호이동도 적지 않다.
실제로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아이폰5를 전면에 내세우고 이의 판매를 위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두 회사는 이제껏 없던 '선할인'으로 단말기 가격 13만원을 일시에 할인해 주는가 하면 각종 전용 액세서리 지급 및 부가서비스 추가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전체 번호이동이 아이폰5만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폰5에 대항하기 위해 갤럭시S3나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뷰2 및 베가R3 등 경쟁 스마트폰에 보조금이 실리면서 이로 인해 촉발된 번호 이동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체 아이폰5 가입자는 아직 50만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나머지는 아이폰을 의식해 타 스마트폰에 보조금이 투입되면서 이를 통한 번호이동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 3사가 오는 7일부터 시작될 영업정지를 앞두고 막판 가입자 끌어모으기에 나서면서 보조금 수위가 올라갔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통신 3사는 보조금에 대한 방통위 심결이 있던 12월말까지 온라인 커뮤니티나 폐쇄몰 등을 통해 몇시간 동안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릴라성' 보조금을 뿌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방통위 전영만 시장조사과장은 "사업자들은 방통위의 보조금 현장조사 기간에도 여전히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었던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영업정지 기간에는 편법 가입이 동원되지 않도록 시행기간은 물론 사후에도 철저히 감시해 제대로 된 행정 지도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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