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27일 오후 2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차 인선안을 발표하기 위해 새누리당 당사 기자실에 들어선 윤창중 수석대변인의 손에는 테이프로 밀봉된 서류봉투가 들려 있었다.
곧장 단상에 오른 윤 수석대변인은 그 자리에서 테이프를 뜯고 A4용지 3장을 꺼낸 뒤 그대로 읽어내려갔다.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 1차 발표'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인수위 위원장·부위원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수석부위원장·부위원장,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위원 등의 인선 내용과 배경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 명단을 박 당선인으로부터 건네받아 봉투에 넣고 밀봉한 뒤 발표하기 전까지 자신도 명단을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변인단 조차 이날 오전까지도 1차 인선 발표 시각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말 그대로 '철통 보안'. 인사 과정에서 보안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앞서 윤 수석부대변인을 비롯해 비서실장, 대변인단 등 4명의 인선이 발표됐을 때 역시 박 당선인이 발표 20여분 전에 이정현 최고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인선 내용을 간략히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나치게 보안이 강조되다 보니 '깜깜이 인사', '나홀로 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특히 보수색이 짙은 칼럼을 써 온 윤 수석부대변인 인선을 둘러싸고 당 안팎으로 논란이 일면서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인수위 인선에 대해 '깜깜이 인사', '나홀로 인사'를 이야기들이 있는데 오해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박 대변인은 "인사 과정은 처음에 적임자를 뽑는 과정에서는 추천도 받고 의견도 교환하고 최종적으로 2배수 내지 3배수가 올라가고, 그 속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인사권자"라며 "최종 결정 과정에서는 상의하기가 어렵다 보니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은 "인선이라고 하는 것이 인사권자가 '저 분을 모셨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도 대상자의 형편과 사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 분의 동의를 받는 과정, 마지막으로 최종 확정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러다 보니 급작스럽게 발표됐다고 하는데 그렇다기 보다는 그런 과정이 진행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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