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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인터넷(중)]카카오, 새로운 모바일 공룡 등장


모바일 인터넷 시장 구도 재편

[김영리기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카카오톡은 이동통신사의 문자메시지를 대체하는 국민 모바일메신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엔 모바일플랫폼으로 진화에 성공하며 이통사·포털 등 기존 플랫폼 강자를 넘어서는 존재로 떠올랐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카카오톡 영향력이 막강해짐에 따라 새로운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 카카오, 전방위 플랫폼 영향력 확장

카카오톡은 최근 7천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지난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지 1천일만의 성과다. 국내 가입자는 3천500만명 수준이다. 매일 평균 2천700만명이 접속해 총 42억 건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는 통신 3사의 총 메시지 전송건수 약 4천만 건의 100배다. 가입자들의 하루 평균 사용시간은 43분으로 지난 7월 25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카카오는 플랫폼로의 진화를 시도하며 광고·게임·쇼핑·커뮤니티 등 기존 인터넷 포털의 서비스 모델을 모바일에 최적화한 형태로 카카오톡 위에 얹었다. 플러스친구·게임하기·카카오스타일·카카오스토리 등이 그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꾸준히 제기되던 수익모델 부재 논란도 가라앉혔다.

지난 3월 출시된 SNS 카카오스토리는 9일 만에 1천만 명의 가입자를 모으고 9개월 만에 3천100만 명 이상을 확보했다. 현재는 싸이월드·페이스북·트위터를 넘어 매일 1천2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 SNS로 자리잡았다.

하반기에 선보인 게임 플랫폼 '게임하기'는 모바일 게임 전성시대를 열었다. 국민 모바일게임 '애니팡'은 서비스 시작 두 달만에 1천700만 다운로드, 하루 사용자 1천만명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과 버스 곳곳에선 애니팡을 즐기는 이용자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애니팡'에 이어 '캔디팡' '아이러브커피'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모바일 게임도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

이와 함께 카카오톡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국내 3천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덕택에 18대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들의 대국민 소통 채널로 활약하기도 했다.

주요 대통령 후보들은 자신들의 주요 정책과 공약을 카카오톡을 통해 알리고 친근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처럼 카카오톡이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기존 젊은 세대 뿐 아니라 40~50대 중·장년까지 사용자층을 넓혔다는 데 있다.

또한 기존 플랫폼 사업자들의 일방통행 방식과 달리 개발사·이용자들의 참여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 상생의 생태계를 구현했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안에 여러 서비스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 모바일 인터넷 시장 질서 재편

카카오톡은 온라인·모바일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포털·이통사 등 기존 플랫폼사업자를 위협하며 궁지로 내몰았다.

유선에서의 경쟁우위가 모바일에서도 적용될 것이라 여겼던 포털들은 모바일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 포털들은 안정적 성장 전략을 고수해온 탓에 '혁신의 부재'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급변하는 모바일 시장에 재빨리 대응하지 못해 카카오톡에 주도권을 내주었다.

각개 전투하던 이통사들을 뭉치게 한 것도 카카오톡이다. 이통사들은 십 수년간 통신망을 가진 사업자로서 절대 '갑'의 지위를 누려왔다. 경쟁이라고는 상대 통신사로부터 가입자 뺏어오기 뿐이었다.

그러나 카카오톡의 무료 문자 메시지와 보이스톡 서비스 등으로 수익모델에 위협을 받자 이통사들은 빼앗긴 모바일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이통3사 통합 메신저 '조인'을 26일 출시했다.

내년에도 카카오톡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디지털 콘텐츠 마켓인 '카카오페이지' 등 새로운 플랫폼을 내년 1분기 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기 위한 시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에서도 모바일 혁명의 성공 스토리를 써나간다는 목표다.

김영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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