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내년 1분기 기업체감경기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얼어붙을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천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3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BSI; Business Survey Index)'을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전망치가 전분기 대비 5포인트 하락한 '69'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기업경기전망은 100 미만이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을 넘어서면 반대다.
대한상의는 "기업경기전망이 '70'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흔치 않다"며 "98년 외환위기(61~66),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55~66)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69)의 체감경기가 대기업(73)보다 더 나빴으며, 부문별로는 내수기업(67)이 수출기업(80)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대경권(65)의 경기가 가장 좋지 않은 가운데 동남권(67), 충청권(67), 호남권(70), 수도권(72) 등의 순으로 1분기 경기가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에 덜 민감한 식품이나 의료기기 업체가 많은 강원권(88)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 혜택을 누리고 있는 제주권(79)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64.5%가 '불황'이라고 응답했으며 '호조'라는 응답은 10.2%에 그쳤다.
특히, 경기 회복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2014년 이후'(51.8%)라는 응답이 '내년 중 회복될 것'(48.2%)이라는 답변을 웃돌았다.
새 정부에 바라는 경제정책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경기활성화(62.0%)'를 꼽았고 이어 '중소기업의 자금·인력난 해소(29.4%)', '해외 충격요인의 국내 파급 최소화(14.8%)', '정책일관성 유지(7.5%)', '경제민주화 추진'(3.7%) 등의 순이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재정적자 문제로 세계경기의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강세와 가계부채 심화까지 겹치면서 경기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후 정부와 대통령 당선자는 경제민주화나 복지정책을 논의하기 보다는, 경기부양책을 마련해 기업의 투자심리와 가계의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일에 긴밀히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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