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10일 열린 대선 후보 2차 TV토론에서도 '박근혜 저격수'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새누리당이 1차 TV토론 직후 TV토론 참가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이른바 '이정희 방지법'을 발의한 데 대해 "이것이 바로 박정희 스타일, 유신 스타일"이라고 비난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박 후보는 18년간 청와대에 살다가 1980년 경남기업 회장이 무상으로 지어준 성북동 집에 들어갔는데, 300평 넘는 집임에도 증여세·취득세를 내지 않았다"며 "박 후보는 월세, 전세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또 박 후보와의 상호토론에서 "지난 8월7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최저임금을 아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답을 못했다"며 "지금은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아시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는 "최저임금을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올해는 4천580원, 내년에는 4천860원"이라며 "대선 후보 토론에 나와서 '상대가 모르면 골탕을 먹여야지' 하는 식으로 스무고개 하듯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침을 놨다.
이어 "미래에 대한 큰 비전을 놓고 어떻게 국민에 희망을 드리고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 갈 것인가를 이야기하기도 바쁜데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에게 '숙제 해 왔니' 식으로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으면 국민들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1차 TV토론 때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이 후보의 공세를 차단했다.
이처럼 토론 내내 신경전을 이어가던 박 후보와 이 후보는 급기야 복지정책 관련 상호토론에서 정면 충돌했다.
이 후보는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증세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복지를 늘리려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말을 잘 안 하려 하는데, 국민이 싫어하는 건 불공평"이라며 "박 후보는 전두환 정권에서 6억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당시 은마아파트 30채값을 받으면서 상속세든 증여세든 냈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는 "(1차 토론회때와)똑같은 질문을 또 하고 계신다. 거기에 대해선 이미 답을 드렸다"고 일축했다.
박 후보는 또 "이 후보는 (대선을) 끝까지 완주할 생각이 없고 문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후보로 나가는 사람에게 27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지급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갈 생각도 없으면서 27억을 받은 것은 국회에서 논란이 된 '먹튀'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두 후보 간 논란이 가열되자 사회자가 나서 "지금은 복지 관련 자유토론 시간"이라며 "가능하면 주제에서 벗어나는 토론은 삼가 달라"고 '주의'를 줬지만 공방은 계속됐다.
이 후보는 "제 질문은 지난 번과는 다른 질문이다. 그때 박 후보는 사회환원을 약속한 것이고, 지금은 세금을 냈냐고 묻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될 분이라면 세금 만큼은 깔끔하게 '난 다 냈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후보는 "지난번에도 말했듯 이것만 기억하시면 된다"며 "저는 박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나왔다. 박 후보를 떨어뜨리면 된다"고 퍼부었다.
박 후보는 "사회자에게 주의를 받고도 같은 질문을 하신다"며 "그렇다면 27억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 코 앞에 닥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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