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큰 관심을 모았던 삼성 '갤럭시 카메라'가 드디어 국내 출시됐다.
삼성전자의 디지털 카메라가 이 정도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나 싶다. 국내보다 먼저 제품이 출시된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갤럭시 카메라 리뷰가 쏟아지고 있다.
갤럭시 카메라는 삼성의 디지털 카메라 사업 성공 특명을 받고 탄생했다. 카메라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기 위해 무선사업부와 디지털이미징사업부가 힘을 합쳤고, 스마트폰 성공 신화 '갤럭시'라는 이름까지 이식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대해 볼 만한 게 많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같은 안드로이드 UI가 익숙한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사진 촬영을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이 고루 담겨 있는 것은 물론이다.
미국 IT전문매체 매셔블은 갤럭시 카메라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호평했다. 갤럭시 카메라가 우리나라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직접 사용해 봤다.
◆큼직한 화면 눈길, 마이크로 SD카드, SIM 카드 사용
갤럭시 카메라는 생각보다 큼직하다. 갤럭시노트 정도의 크기에 두께가 더 두껍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행히 코트나 점퍼를 입는 겨울철이라 주머니에 가지고 다니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갤럭시 카메라는 대부분의 조작을 스마트폰처럼 터치로 해결한다. 외부 조작은 전원 버튼과 셔터 버튼, 줌 레버 정도가 전부다. 내장 팝업 플래시도 버튼을 눌러 개방한다.
뒷면은 4.8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모두 차지한다. OLED 대신 슈퍼클리어 LCD가 탑재된 것이 아쉬웠지만 사용상 부족한 점은 없다. 해상도는 1280x720 수준이다.
카메라의 그립 부분은 음각 무늬와 굴곡진 디자인으로 미끄러움을 방지한다. 제품 오른쪽으로 3.5파이 이어폰 단자와 마이크로 USB 슬롯이 있다. 그립 아래로는 1천650mAh 배터리가 들어간다. 마이크로 HDMI포트도 있다.
마이크로 SD카드, SIM 카드 슬롯은 다른 카메라에선 볼 수 없는 특징이다. 갤럭시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SD카드 대신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 SD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 SIM 카드는 각 이동통신사에서 제품을 개통하고 꽂아 LTE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쓰인다.
◆4.8인치 대화면으로 카메라 조작…21배 광학줌 지원
갤럭시 카메라의 큰 화면은 카메라를 조작하는데 여러 이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화면 내에서 다양한 촬영 조작이 모두 가능하며 촬영한 사진을 감상할 때도 큰 화면이라 편리하다.
카메라 작동시 화면 우측으로 카메라 버튼과 동영상 버튼, 모드 버튼이 있다. 갤럭시 카메라는 자동, 스마트, 전문가 등 3가지 촬영 모드를 지원한다.
스마트 모드는 기존 카메라들의 '장면'(SCENE) 모드와 비슷하다. 뷰티 페이스(인물)부터 풍경, 접사, 순간포착 등 다양한 환경을 지원한다. 연속 촬영한 5장의 사진에서 가장 잘 나온 얼굴을 골라내는 '베스트 페이스', 흐르는 물을 촬영하는 '폭포 물결', 야간에 빛의 궤적을 추적하는 '빛줄기' 등이 특징이다.
화면 아래쪽에 있는 화살표를 누르면 스마트 필터를 사용할 수 있다. 세피아, 만화, 파스텔 스케치, 고딕 누아르 등 13가지 필터가 제공된다.
전문가 모드는 렌즈를 직접 돌리는 듯한 UI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PASM 등으로 조작을 바꿔 셔터 속도, 조리개, 노출, 감도(ISO) 등을 변경할 수 있다. 전문가 모드에서 동영상 촬영은 밝기 조정이 가능하다.
갤럭시 카메라는 이 외에도 21배 광학줌을 제공한다. 화각은 23mm에서 483mm다. 이미지 센서는 1천630만 화소의 1/2,3인치 CMOS 센서로 보통 콤팩트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신 젤리빈OS 탑재, 촬영-편집-공유는 '앱'으로!
이 제품에 '갤럭시'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안드로이드OS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카메라에 최신 버전 젤리빈(4.1)을 적용했다.
카메라 화면에서 홈 버튼을 누르면 안드로이드로 넘어간다. 메인 화면에는 항상 카메라 버튼이 표시된다. 누르면 언제든지 카메라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갤러리에서 사진을 보다가 셔터를 반만 눌러도 카메라로 바뀐다. 다른 사용법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동일하다.
갤럭시 카메라에는 사진 촬영과 관련된 몇가지 앱들이 기본 제공된다. 바로 실행되는 것들도 있고 앱스토어로 전환돼 자동으로 설치되는 것도 있다.
애플리케이션은 크게 ▲촬영 ▲편집 ▲공유로 용도를 나눌 수 있다. 인스타그램과 싸이메라는 '촬영', 페이퍼 아티스트, 포토위저드, 비디오 에디터는 '편집', 올셰어 플레이와 드롭박스, 유튜브 등은 '공유'용이다.
◆드롭박스 50GB 제공, 페이퍼 아티스트로 예술사진도 '뚝딱'
갤럭시 카메라 사용자는 드롭박스 50GB 용량을 2년간 사용할 수 있다. 드롭박스 자동 업로드를 켜놓고 카메라 내장 메모리 8GB와 함께 사용한다면 SD카드를 추가하지 않아도 풍족하게 활용할 수 있다.
웹 공유와 더불어 사진에 다양한 효과를 넣고 싶다면 인스타그램과 싸이메라 등을 활용하면 된다. 인스타그램은 갤럭시 카메라의 스마트 필터처럼 다양한 효과를 제공한다. 또 싸이메라는 사진에 다양한 프레임을 적용하기에 좋다. 평소 페이스북을 많이 사용한다면 인스타그램을, 싸이월드를 즐긴하면 싸이메라를 추천한다.
'페이퍼 아티스트' 앱은 갤럭시 카메라를 통해서만 제공되는 편집 앱이다. 이 앱은 촬영된 사진에 수채화, 펜+연필, 유화 등 다양한 효과를 적용하고 이를 부분적으로 지우는 방식. 잘 활용하면 멋스러운 예술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모든 앱이 사진을 공유하는 '통로'
갤럭시 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공유다. LTE 데이터를 사용하고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것도 모두 공유 기능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메라 모드에서 설정에 들어가면 공유 항목이 있다. '공유 촬영'과 '얼굴 인식 사진공유', '챗온 사진 공유' 등 3가지 방법이 있다.
공유 촬영은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통해 사진을 다른 기기와 공유한다. 같은 기능을 작동시켜 놓은 주변의 다른 기기와 호환한다. 얼굴 인식 사진 공유의 경우 카메라에 등록돼 있는 얼굴이 찍히면 그 사람에게 이메일 등으로 사진을 보내주는 기능이다.
물론 갤럭시 카메라는 이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진 공유가 가능하다. 사진을 찍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톡 등 안드로이드에 설치된 많은 앱들에 그냥 보내기만 하면 된다. 모든 앱들이 사진을 공유하는 통로인 셈이다.
LTE 데이터는 사진 공유의 속도와 장소 제한을 없앴다. 기존의 카메라들은 기껏해야 와이파이 기능 정도만 지원해 신호가 잡히지 않는 곳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웠다.
반면 3G, LTE를 지원하는 갤럭시 카메라는 빠른 속도와 더불어 언제 어디서든 와이파이 걱정 없이 자동으로 사진을 업로딩한다.
◆총평: 요금제 부담 줄면 '게임 체인저' 기대
삼성 갤럭시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한 제품이다. 다른 카메라들이 촬영 성능 및 화질 높이기에만 급급할 때 갤럭시 카메라는 공유에 초점을 맞췄다. 이미 사진 촬영 트렌드가 그쪽으로 기울었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카메라의 성능을 따진다면 갤럭시 카메라는 같은 가격대의 제품과 경쟁하기 어렵다. 예컨대 작은 이미지 센서로 배경흐림이 어렵고 터치 조작은 아날로그보다 느리다. 또 카메라에서 안드로이드로, 다시 카메라로 왔다갔다 하는 방식이 불편할 수도 있다.
반면 갤럭시 카메라는 스마트폰과 맞먹는 공유 기능을 갖췄다. 카메라에 특화됐으니 사진을 공유하고 편집하는데 있어서는 스마트폰보다 더 나을 수 있다. LTE가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사진은 고급 디지털 카메라보다 못하지만 스마트폰보다는 훨씬 낫다.
'게임 체인저'는 바로 이런 면을 보고 내린 평가인 듯 싶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 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에서 소비되고 SNS를 통해 공유된다면 더이상 화소수를 높이는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럼에도 데이터 요금제는 여전히 부담으로 남는다. 카메라 요금제가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갤럭시 카메라 사용자들은 태블릿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신종균 IM 담당 사장은 앞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카메라 등 여러 제품에서 데이터를 함께 사용하는 데이터 요금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세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 카메라는 추후 요금제에 대한 부담이 덜어진 후에야 '게임 체인저'로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사진=정소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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