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는 4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TV토론에서 '박근혜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정수장학회, 영남대 문제를 비롯해 10.26 사태 직후 전두환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으로부터 6억원을 받은 점 등 과거사 논란을 거론하는가 하면, 박 후보를 '정치쇄신 대상'이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등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나아가 이 후보는 "박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 것"이라며 "진보적 정권교체를 해내겠다"고 공개적으로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정치쇄신과 관련 토론에서 "박 후보가 권력형 비리 근절을 이야기하는데 평생 권력형 비리에서 비롯된 장물을 받고 살아온 분이 그런 말을 하니 믿기지가 않는다"며 박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이 6억원을 줬다고 하는데 이 돈은 박정희 정권이 재벌에게 받은 것 아니냐"며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지태씨를 협박해 뜯어낸 장물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영남대를 빼앗고 이를 물려받은 박 후보가 28세에 이사장을 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또 "새누리당에 비리가 굉장히 많은데 박 후보 지지율을 지키느라 꼬리 자르기를 하지 않느냐"며 "대통령 측근·친인척 비리가 드러나면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뭐든지 드러나면 후보직을 사퇴한다, 대통령직을 사퇴한다고 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며 "그런 건 정치공세다. 성실하게 의지를 가지고 실천하고 기강을 확립하는 게 대통령의 임무지, 툭하면 사퇴하겠다고 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다소 '발끈'한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는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받은) 6억원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그 당시 아버지가 흉탄에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들과 살길이 막막하고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받은 것"이라며 "저는 자식도 없고 아무 가족도 없으니 나중에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수장학회나 영남대 문제는 전부 보도된 바 있는 것"이라며 "이 후보께서는 오늘 아주 작정하고 네거티브를 해서 박근혜라는 사람을 어떻게든 내려앉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온 듯 하다"고 꼬집었다.
대북정책 토론에서도 이 후보는 "통일을 현실로 만들 대통령이 필요한데 박 후보는 유신시대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닌가. 자격이 없는 것 같다", "박 후보는 유신의 퍼스트 레이디였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의 공세가 이어지자 박 후보는 외교 분야 질문을 할 순서인데도 "이 후보는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이런 토론에 나오는 이유가 있느냐. 나중에 후보 사퇴하면 국고보조금은 그대로 받게 되지 않느냐"고 반격을 시도했다.
이에 이 후보는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토론에) 나왔다. 저는 박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리고 진보적 정권교체를 해낼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6억원을 환원하신다고 했는데 대선 전에 환원하시라", "선거에서 떨어지면 은퇴하겠다는 약속까지 하신 분이니 측근 비리의 고리를 끊기 위해 (측근 비리 발생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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