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013년 초 선보일 새로운 TV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별개로 또 다른 TV 관련 제품 하나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TV 업계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통해 새로운 TV 제품을 선보인다. 세계 TV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삼성전자의 신제품도 이때 공개된다.
특히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선보일 또 다른 비장의 무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올 초 스마트TV 신제품과 함께 소개했던 '에볼루션 키트'가 그것.
에볼루션 키트는 일종의 TV 부품 종합세트.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매년 삼성 스마트TV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혁신 제품이다.
에볼루션 키트에는 CPU, GPU, 메모리 등 TV 성능을 좌우하는 전반적인 부품들이 탑재돼 있다. 이를 2012년 이후 출시된 삼성 스마트TV에 장착하면 최신사양으로 성능을 업그레이드, 말 그대로 새로운 TV가 된다. 올해 새로운 삼성 스마트TV를 구입했던 고객들은 내년 신제품에 아쉬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삼성 스마트TV의 에볼루션 키트는 소비자 입장에선 분명 반길 제품이지만 제조사에게는 이득이 아닐 수 있다. 에볼루션 키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수록 완제품 형태의 스마트TV 구매자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삼성전자의 TV 사업에 그리 좋은 현상이 아니다. 세계 TV 시장에서 7년 연속 1위를 노리고 삼성전자로서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진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기보다는 소비자들의 TV 교체주기를 줄이는 게 더 시급한 과제다.
실제로 삼성전자 한 고위 관계자는 앞서 "앞으로 TV를 3년 만에 바꾸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속내를 밝힌 바 있다.
해답은 OLED TV와 UD TV다. 차세대 패널을 탑재한 OLED TV와 UD TV가 올해 출시되고 향후 수년 내 보급이 확대되면 소비자들도 새로운 TV를 구매해야 한다. 에볼루션 키트가 TV 성능을 높여줄 수는 있지만 새로운 패널이 제공하는 고화질은 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에볼루션 키트)는 기존 하드웨어 내에서 최대한 성능을 올리는 거니까 패널이나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바뀌지 않는다"며 "시간이 지나고 LCD에서 OLED로 시대가 바뀌면 어쩔 수 없이 TV를 교체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LCD TV에서 OLED TV 및 UD TV로의 TV 세대교체 까지 삼성전자의 에볼루션 키트가 중간다리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에 TV를 샀는데 올해 신제품이 나왔다고 또 바꾸긴 힘들 것 아니냐"며 "반면 디자인이나 다른 장치 등 다른 것들 때문에 TV를 새로 구입하는 고객도 여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주는 것이지 기존 TV 고객층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른 TV제조사들에게는 에볼루션 키트 같은 게 없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부각해 삼성 TV 고객층을 붙잡아두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