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카카오가 신규플랫폼 3종을 한꺼번에 선보이며 모바일 플랫폼 시장 평정에 나섰다. 지금까지의 플랫폼은 개인 이용자에 주로 포커싱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사업자와 파트너 중심의 플랫폼을 만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와 '스토리플러스' '채팅플러스'를 내년 1분기에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또한 3년 안에 수익을 내는 100만개 파트너 기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신규 플랫폼들은 모두 카카오톡의 핵심가치인 친구관계라는 소셜그래프와 6천600만명이라는 트래픽에 기반해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델"이라며 "지금까지는 유저에 포커스된 서비스였다면 신규 플랫폼은 모바일 마케팅을 고민하는 중소상공인, 창업자들을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우선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요리레시피, 뮤직비디오, 작품집, 교육 동영상 등 누구나 디지털콘텐츠를 제작해 등록하고 사고팔 수 있는 오픈 디지털콘텐츠 마켓을 표방한다. 별도의 앱 개발을 하고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카카오가 제공하는 웹에디터를 통해 콘텐츠를 올리고 막대한 트래픽을 바탕으로 유통시킬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는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정착시키기 위해 유료 기반으로 운영된다. 콘텐츠 가격은 창작자 스스로 정한다. 수익은 카카오가 20, 창작자가 50으로 나눈다. 나머지 30은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 수수료 몫이다.
모두에게 열려있는 오픈플랫폼이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로운 참여가 가능하다. 앱 개발에 따르는 비용절감 효과와 홍보·마케팅에 대한 어려움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넘버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자리잡은 카카오스토리를 이용한 '스토리플러스'도 중소상공인을 타겟으로 한다.
이 대표는 "카카오스토리는 개인 이용자를 상대로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남기는 서비스이지만 중소소호몰 사장들이 상품을 알리는 수단으로 이용한다"면서 "이는 기획자의 손을 떠나 서비스가 진화하는 형태로, 여기에 착안해 친구 수에 제한이 없는 스토리플러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중소상공인들은 스토리플러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접점을 확보하고 원활한 소통을 하게되면서 마케팅,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사다리타기와 같은 게임, 음악 전송, 지도 보기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채팅플러스'도 써드파티 앱의 참여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채팅플러스는 기존 써드파티 앱과 유저가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이용자들은 채팅플러스를 통해 다양한 앱을 이용할 수 있고 써드파티 앱은 더 많은 이용자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상생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파트너를 기준으로 플랫폼의 관점을 변경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아닌 상생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3년내에 수익을 내는 100만의 파트너사 확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이 가능성을 향해 함께 가는 모바일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카카오는 페이스북·텐센트와는 다르다"
카카오의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줄세우기' '슈퍼갑'이라는 얘기가 나오며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최근 카카오 게임 플랫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입점의 기준과 절차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카카오는 투명하고 공정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카카오 플랫폼만의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못박았다.
이제범 카카오 대표는 "우리 생각보다 플랫폼이 빨리 자리를 잡아 예상보다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며 "연내에 카카오 게임 입점 프로세스 기준을 공개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페이스북 텐센트와는 다르게 파트너사들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수익배분율 변경도 검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페이스북의 핵심 관점은 소비자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에 맞춰있기 때문에 파트너들의 수익모델을 고려하지 않아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라면서 "반면 텐센트는 파트너사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수익배분률이 1:9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는 그들과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한다. 카카오 플랫폼이 아무리 파괴력을 가져도 기존의 수익분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며 "마음대로 룰을 바꾸면 플랫폼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정한 룰을 통해 파트너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도 있지만 굳이 카카오와 함께 하려는 이유는 카카오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라며 "소셜과 모바일의 속성을 잘 녹여 그러한 기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9월 처음으로 월간 기준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을 예상했다. 그러나 기업공개(IPO)는 이제 막 수익을 내기 시작한 시점이어서 아직은 이르고 내년께에는 생각해볼 가능성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영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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