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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전방위 영역 확대…모바일계 '공룡'되나


플랫폼 지배력 강화…업계, 기대반 우려반

[김영리기자] 카카오가 커머스, 게임, 마케팅, 콘텐츠 유통 플랫폼 등 전방위에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유선에서의 네이버와 같이 모바일계의 또다른 '공룡'이 나타나 IT 생태계를 집어삼킬 것이라는 우려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20일 음원이나 영상, 전자책 등 디지털콘텐츠를 유통하는 '카카오슬라이드(가칭)'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는 카카오톡·카카오스토리·게임하기·카카오스타일에 이은 5번째 플랫폼이다.

카카오슬라이드는 콘텐츠를 판매하는 '콘텐츠 스토어'로서 쉽게 말하면 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T스토어 또는 NHN N스토어와 같은 형태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처럼 여러 개발사 혹은 콘텐츠 생산자들이 카카오슬라이드에 들어와 카카오톡 이용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전자책, 음원 등의 콘텐츠가 카카오슬라이드 내에서 유통될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전자책 유통의 경우 카카오 측은 기존 텍스트 위주의 일반적인 전자책이 아닌 텍스트와 비디오·이미지· 오디오 등을 결합한 멀티미디어 전자책 콘텐츠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주요 출판사와 지속적인 미팅을 가지기도 했다.

카카오슬라이드 개발을 맡은 포도트리가 멀티미디어 전자책 콘텐츠를 개발한 경험이 있어 이 부분에 집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음원 유통의 경우는 '벅스'가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SNS에서의 단순 '공유하기' 서비스를 뛰어넘어 음원 구매, 채팅 중 음악감상, 선물하기, 배경음악 서비스 등의 형태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전자책·음원 업계 '기대반 우려반'

업계는 서비스 개시 5개월만에 2천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페이스북, 트위터를 제친 카카오스토리와 '카카오톡 게임하기'에서의 애니팡·드래곤플라이트 신화가 '카카오슬라이드'에서도 이어질지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다.

얼마전 카카오톡 게임하기 론칭 전까지만 해도 게임사들의 입장은 다소 유보적이었다. 각사의 게임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데 굳이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입점할 이유를 못찾겠다는 것.

그러나 서비스 한달만에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애니팡' '캔디팡' '아이러브커피' 등 카카오 게임이 무료 및 최고 매출 순위를 장악하면서 현재는 중소게임사는 물론 넥슨, 컴투스, 넷마블 등의 메이저 게임사도 입점했다.

때문에 카카오슬라이드가 또 한차례 성공을 거둔다면 SNS와 게임 시장 판도 재편에 이어 음원·전자책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액티브 이용자가 90%를 넘는 카카오톡이라는 또하나의 유통 채널이 확대되면서 고착화된 음원 업계나 지지부진한 전자책 유통 업계의 새로운 바람이 불 수도 있다"며 "아직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돈을 주고 산다는 인식이 부족한 사용자들도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카카오 플랫폼 영향력이 점차 비대해지면서 또 다른 독점적 지위를 가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누구나 등록할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카카오에 입점하려는 개발사 및 콘텐츠 업체들과 또 다른 갑을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경우, 여기에 입점하려는 게임 사들이 줄을 서면서 우선 순위에 밀린 일부 개발사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앱스토어는 말할 것도 없고 개방을 지향한 구글플레이 조차 최근 플랫폼 지배력을 무기로 개발사들을 손 안에 넣고 주무르고 있다"며 "카카오 역시 플랫폼 영향력이 더욱 확대된다면 어떠한 부작용이 생길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카카오 측은 "협력 관계를 통해 선순환의 IT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카카오의 가장 궁극적인 방향"이라며 "함께하는 기업들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카카오 플랫폼에 참여를 원하는 기업과 콘텐츠 제작자들이 손쉽게 카카오에 제안할 수 있는 절차와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입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영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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