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 소송 심리를 한 달 가량 앞둔 상황에서 배심원 문제가 또 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담당 판사가 배심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심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때문이다.
미국 IT전문 매체인 씨넷은 8일(이하 현지 시간) 새너제이 지역법원의 루시 고 판사가 오는 12월 6일 심리 때 벨빈 호건 배심원장의 부정 행위에 관해 질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고 판사, 애플에도 관련 정보 요구할 듯
고 판사는 또 애플 측 변호인들에게도 벨빈 호긴 배심원장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씨넷이 전했다.
배심원장 문제는 소송 과정에서 삼성이 줄곧 제기했던 부분이다.
특히 삼성은 벨빈 호긴 배심원장이 씨게이트와 소송에 연루됐으며, 그 과정에 개인 파산에까지 이른 사실을 감춘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해 왔다. 씨게이트가 삼성과 우호 관계에 있기 때문에 평결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루시 고 판사가 벨빈 호긴 배심원장에 대해 심리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판 뒤집을 수 있을 지 관심
루시 고 판사가 벨빈 호긴 배심원장을 심리하기로 하면서 삼성과 애플 간의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심원장이 심각한 부정행위를 저지렀을 경우 지난 8월 배심원 평결의 신뢰성이 크게 실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너제이 지역법원 배심원들은 지난 8월 삼성 측에 10억달러 규모의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평결했다.
이에 대해 미국 법률 전문가들은 판사가 배심원 평결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씨넷이 전했다. 판사들이 배심원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쉽게 용납하지 않는 것이 미국 법의 일반적인 관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소심까지 생각하고 있는 삼성 입장에선 루시 고 판사의 이번 결정이 적잖은 힘이 될 전망이다. 법률심으로 진행되는 항소심에서 "1심 재판 과정에 중대한 법률적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